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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파스타>이기적인 그녀 ‘붕어 서유경’

by 졸린닥 김훈 2010. 3. 10.

 

유경반점의 큰딸이자 장녀인 서유경! 그녀는 집떠난 어머니의와 마지막 추억이 어린 파스타를 운명적으로 사랑할 수밖에 없었다. 딱히 추억다운 추억이 없었지만 어머니와 먹은 파스타는 아버지의 짬뽕과 대비되는 그런 맛이었다.

 

아버지의 짬뽕은 서민적이고 거칠고 어쩌면 투박한 듯한 맛이었다면 어머니의 파스타는 음식과 함께 분위기와 멋을 찾아보면서 낭만적인 감성의 그런 것이었다. 그러니까 짬뽕의 직선적인 맛에 대비해 파스타는 부드러운 그런 맛이었다. 그리고 그것은 그녀의 어머니였으며 그녀가 아버지 곁을 지키면서도 항상 또 다른 한쪽을 바라보는 그런 세계였다.

일종의 아이러니다. 직업은 아버지를 따르지만 취향은 어머니를 따르며 그녀의 가족에 대한 균형적인 감성을 드러내 보여준다. 한마디로 부모입장에서는 착하고 귀하며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감성이 묻어나는 딸이다. 거친 화법이지만 섬세하게 부모님의 두 흐름을 고스란히 몸으로 이어가고 있다.

그런 그녀가.. 이기적으로 구는 딱하나가 존재했다. 그것은 다름아닌 사랑...

<파스타>의 갈등 요인은 기본적으로 ‘설사장’이었다. 항상 원인을 찾아 불을 지르고 묘한 복수심과 원통함을 보여주었다. 가끔씩 지나친 연기력에 부담스러운 적도 있지만 그는 갈등의 앞잡이였다.

그리고 ‘서유경’ 그녀는 이기적인 사랑을 했다. 여자를 멀리하려던 ‘쉐프’에게 그의 사랑을 아낌없이 던지며 그의 행동반경을 팍팍 줄여나갔다. 언제나 거침없이 힘센 모습에 먹고사는 남자는 ‘서유경’과의 연애 덕에 ‘설막내’에게 멱살을 잡히며 ‘유 파이어!’ 소리를 들어야 했고, 주방 아랫것들에게 공공의 적이 되어야 했다.

하지만, ‘서유경’의 사랑은 그런 ‘쉐프’의 입장보다는 사랑에 빠진 자신이 더 소중했고 미안하지만 그래도 사랑하는 이기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그리고 이 이기적인 사랑에 ‘쉐프’는 거부할 수가 없었다. 이런 우직한 모습에 누가 반하지 않을 것인가?

더불어 ‘서유경’의 사랑은 ‘쉐프’의 꿈도 ‘라스페라’를 못 벗어나게 만드는 마력을 보여주었다. 꿈꾸던 이태리 ‘쉐프’ 제안을 접으면서 그녀의 쉐프 자리로 지킨다.

아마도.. 쉐프의 어머니가 이 사실을 알았다면 ‘서유경’을 보면서 서방 앞길을 막는 그런 여자라고 한마디 했을 수 있다. 사실 서유경의 거침없는 혹은 이기적인 사랑은 상대에 대한 배려보다는 자신의 사랑이 중심이다. ‘쉐프’의 권위도 ‘쉐프’의 꿈도 그리고 그 만의 요리철학도 그녀의 사랑 앞에 변화되고 변경해야 했다.

그건 유경의 이기적인 사랑이 있었기에 용서가 되는 것이지 그게 아니었다면 정말 이기적일 수도 있다. ‘서유경’은 끝까지 변하지 않은 <파스타>의 유일한 주인공이다. 사랑과 일에 대한 그의 거침없고 우직한 모습이 처음에서 끝까지 이어진다.

그녀의 이기적인 사랑의 최고봉이 있다면 당연 ‘알사장’에 대한 거침없는 거부와 미안함을 표하는 것에 절정이 있다. 인간이 좀 배려도 해줄 수 있을 것만 그녀는 전혀 그런 것 없이 분명한 사랑에 대한 자세와 순수함을 보여준다. 절대 흔들림 없이 그 사람이 예전부터 자신을 꾸준히 봐와준 사람이라 할지라도 자신의 사랑에 충실한 모습.

사실 이것은 힘들다.

인간의 감성에서 3년 간 공들이고 멋지며 인간성마저 좋은 그런 사람을 꾸준히 거부한다는 것은 쉬운 것이 아니다. 아마도 그건 적당한 자기 사랑의 긴장이 있었기에 가능한 그런 내용일 수 있다. 만약 평이했다면 충분히 흔들릴 수도 있었을 텐데 ‘서유경’의 사랑은 절대 한눈팔거나 주저하지 않으며 자신의 감정에 솔직하다.

그리고 그녀의 이기적인 사랑은 결국 사랑하는 사람을 옆에 두고 계속 사랑하는 것으로 <파스타>는 마무리했다.

‘서유경’의 사랑법은 사실 남자들에게 향수적인 모습이 있다. 일반적으로 남자들 모두가 사랑에 용감한 것은 그리 많지 않다. 오히려 상대의 용감함을 오히려 바랄 때가 더 많다. 특히나, 요즘처럼 남자들이 힘 빠져 가는 세상에는 ‘서유경’의 사랑은 남자의 로망이 담겨있다. 그래서 이기적인 서유경의 사랑이 예뻐 보이고 재미있었다. 비록 남자의 꿈을 접기는 했지만 충분히 접혀지는 그런 사랑이 예뻤다. 새로운 꿈을 꾸는 것일지도... 

추신. 공효진의 연기는 <미스 홍당무>에서 진화된 듯하다. 서유경이 공효진이 아니었다면 ‘쉐에엡..쉐에웹(그리고는 쉐프는 바다로 다이빙했지..아마)’ 하면서 술 취한 모습이 상상이 가지 않는다.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