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수상한 삼형제> 막장을 넘어, 악다구니만 남다

졸린닥 김훈 2010. 3. 1. 11:30

 

주말 저녁 8시대의 드라마란 보통 가족극 중심적으로 배치된다. 그리고 스토리야 무엇이든 가족애에 수렴하면서 이야기는 흘러간다. 이러한 시간편성의 흐름은 상당히 오랜 시간 만들어진 내용이라 누가 정한 것은 아니지만 그만큼의 기대와 편성이라는 것이 있었다.

물론, <수상한삼형제>도 가족극인 것은 맞다. 가족이 중심되고 다양한 갈등과 분열을 보여주는 드라마다. 하지만 그 스토리라는 것이 악다구니만 남은 그런 드라마다 무엇을 기대하든 그 이상을 보여주며 인간사가 가지는 자극적인 악만을 양산한다. 시청자들에게 분노와 복수에 대한 갈망을 계속 심어주면서 시청률을 유지하는 쓰레기 같은 드라마가 되어 버렸다.

함부로 어떤 드라마를 평하는 것은 바람직하지는 못하다. 그러나 <수상한삼형제>는 어떠한 여지를 주지 않는다. 부조리의 연속과 답답한 현실의 무기력을 보여주며 분노와 자극만이 가득하다. 이 드라마에 대한 답은 간단하게 안보면 그만인데, 드라마는 시청자들에게 복수의 악다구니를 계속 건드리며 시청률의 파도타기를 이어가고 있다.

폭력과 섹스만이 자극적인 게 아니다 불의와 복수를 자극하는 악다구니 역시 자극적이며, 일반 가족극의 시청자를 대상으로 하는 <수상한삼형제>는 역대 최악이다.

통속극이라는 드라마의 특성도 결국은 일정부분의 권선징악이 맞물리며, 감정의 정화를 만들며 흘러간다. 하지만 이 드라마는 모든 것을 극대화 시킨 체 달려간다. 거의 무슨 판타지 가정폭력드라마를 보는 듯하다.

처음 이 드라마가 시작할 때는 편성의 문제를 생각했다. 아침이나 혹은 다른 심야시간대의 드라마를 배치했다는 생각.. 하지만, 지금은 터무니 없어져버린 문영남이라는 작가가 의심스럽다. 너무 익숙해져버리는 것이 아닌지 아쉽기도 하다. 심리묘사 터치가 나름 매력적이던 순간은 모두 사라지고 자극만이 남아 버린 글 쓰는 기술자가 되어 버린 듯하다.

그녀의 작품 세계를 이해 못하고 주제넘은 소리를 하는 것 같아 겁이 나기도 하지만, 보이는 드라마 <수상한 삼형제>는 미덕이란 악다구니밖에 없는 그런 드라마다. 도대체 예전의 문영남 작가는 어디에 가 있는가?

<애정의 조건>의 섬세함과 <소문난 칠공주>의 유쾌한 균형감이 있었던 그 작가는 어디가고 글 쓰는 기술자만 남아버렸다. <조강지처클럽>은 한번 그럴 수 있다고 생각했다. 여러 가지 위트도 있고 통속이지만 시간대로 보나 그럴 수도 있으려니 했는데 <수상한 삼형제>는 전혀 그렇게 볼 수 없는 장치들과 내용들 천지다. 좀 쉬어야 할 시기에 <문영남>작가는 글을 쓰고 있는 것 같다.

매년 진행하는 드라마작업이 그녀를 함정에 빠뜨린 것이 아닌지 모르겠다.

막판에 갑자기 흐뭇해지는 과정은 치졸하고 기만이다. 그렇다고 계속 이렇게 형편없는 이야기를 이어야 하는 지도 의문인 상태가 된 <수상한 삼형제>는 잘못된 드라마의 전형이 되어가고 있다. 아침방송이면 좀 더 관용적일수도 있었을지도 모른다. 심야였으면 좀 더 다르게 볼 수도 있었다. 하지만 주말 8시 드라마로 서민적 정서의 악다구니 드라마는 모두를 참 비참하게 만드는 드라마다.

작가 문영남이 무엇을 말하고 싶어 하는 것일까...
서민적 정서의 악을 혹은 비천한 일상을 희화하는 그런 과정을 보여주는 것인지..
도대체 알 수 없는 드라마를 만들어 버렸다. 시청률에서는 여전히 최고를 달려주는 드라마작가 문영남이지만...작가라는 어떤 품격스런 표현은 이제 민망하다.

그녀의 드라마에는 이제 휴머니즘이 없다. 작의적인 내용과 자극만이 남아 일시에 해소되어야 할 말도 안 되는 행복만이 기다릴 뿐이다.

좀 쉬면서..예전의 모습을 다시 찾아주시길..바랄 뿐이다.....
<수상한삼형제>는 작가의 기존 자질이 의심스런 졸작이다.
물론, 드라마국장은 좋아할지 모르지만 말이다...

 

(사)한국문화전략연구소 문화와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