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식상할것 같던 <동이>의 새로움 '숙종'과 '장희빈'!

졸린닥 김훈 2010. 4. 7. 09:31

<동이>는 여러모로 식상함을 느끼게 하는 장치들이 많았다. <대장금>과 <이산> 등등을 어디선가 찾아내게 하고 왠지 모를 진부함이 여기저기서 느끼게 한다.

본 것 같은 인상과 인물 그리고 비슷비슷한 상황이 <동이>를 보는데 불편한 요소로 작용하고 있었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당연한 것일 듯도 하다. '이병훈'감독은 이미 한 정점을 찍어버린 연출자로 드라마 영역에서는 드문 자기만의 색을 가지고 있다. 그런 만큼 그의 작품에 그가 했던 모습을 찾는 것이 당연하고 보이는 것이 역시 당연하다.

그래서 새로운 것을 찾으려는 시청자입장에서는 식상한 듯 한 요소들이 우선 눈에 보이는 걸 것이다. 정작 중요한 스토리는 아직 갈 길이 멀기에 우선 눈에 보이는 것에 대한 잣대를 들이대는 습관이 나온다.

어찌하건 <동이>는 비슷한 느낌이 많이 나는 요소들을 가지고 있다. '이병훈'감독이 만들어 논 사극의 전형들이 역시 이곳에서도 나오고 그런 이유로 식상하다는 느낌을 받는다.

과연 새로운 것이 무엇일까?

지금까지 나온 새로운 것은 '숙종'이었다. '왕'이라는 이름에 붙는 엄숙함을 털어가면서 비교적 가벼운 언어를 사용하고, 행동에 있어서도 파격적인 상황을 연출하고 있다. 엄숙함을 넘어 다른 모습을 부여하고 있다.

엄숙한 모습이 주류인 왕의 모습에서 캐릭터 있는 새로운 왕을 만나볼 듯한 느낌이 든다. 물론 <이산>에서도 그런 느낌은 있었다. 평이한 언어와 행동 하지만, 정조를 생각하면 그의 행보의 파격은 어느 정도 낯설지 않은 느낌이 있다. 그러나 '숙종'의 드라마 속 행보는 기존 '숙종'의 모습에서 상당한 파격이다.

그리고 장희빈..

사실 '장희빈'처럼 한국 사극에 대표적인 스터디셀러는 드물다. 꾸준히 제작되고 해석되면서 새로운 시도를 보여 오는 조선시대 사극의 중심 에피소드로 작용하고 있다. 실상 <동이>도 이러한 요인에 있다. 다만, 기존의 '장희빈'이 '장희빈'을 중심으로 한 선악의 대결을 구체화 했다면 현재까지의 <동이>는 나름 3자적 시각을 가져가고 있는 듯하다. 여기에 또 다른 새로움이 있어 보인다. 세력싸움의 중간지대에서 바라보는 '장희빈'의 모습이랄까....

물론, 이런 흐름이 다른 드라마처럼 대결구도가 갈지 아니면 그 흐름을 편승하면서 좀더 3자의 시각을 유지하면서 자신만의 영역을 만들지 아직은 모른다. 드라마는 일정흐름이 있지만 엄연히 대중적 감성을 수용하기에 이러한 모습이 어떻게 갈지에 따라 드라마역시 흐름의 변화를 가질 것이다.

다만, 기대를 한다면 3자적 시선으로 바라보는 '장희빈'의 모습을 보고 싶다는 생각이다.

이 요소를 제외하면 <동이>는 모든 것이 익숙한 느낌이다. 그런 점에서 역시 '이병훈'감독의 지난 작업이 엄청나구나라는 생각도 하게 된다. 사극에 새로운 바람을 몰고 오면서 어떤 모습을 만들어가더니 이제는 그 형식이 익숙해져 하나의 패턴 같은 느낌으로 다가오는 수준에 이르게 된 것이다. 마치 한 대가의 스타일이 완성되어 눈에 보이는 듯하다. 물론, 여기에는 치명적인 위험인 식상함과 함께 한다는 것이 겁나는 요소이기는 하다.

그런 현실에서 이병훈감독은 기준 인물에 대한 다른 접근으로 새로움을 창출하는 노력을 보여주는 듯하다. 그러니까 숙종과 장희빈에 대한 다른 시각 그것이 사건에 대한 비평이 아닌 가능한 3자적 시각으로 접근하여 시청자의 감정이입에 자유를 주는 듯하다. 기존에 우리는 너무 뻔 한 시각만을 제공 받았다. 나쁘다 혹은 좋다는 식의 그런 요소가 전부였다.

사실 어떤 사건에는 이유라는 것이 명확한데 지금까지는 오로지 여자에 빠져 국사를 망친 왕 이야기였다....그리고 이 내용은 6일 방송 에 숙종의 입을 통해서 나왔다. '변음'에 대한 이야기를 '장상궁'과 '숙종'이 말하면서 '여자에 빠져 국사를 망친 왕..'이라는 표현으로 자조석이 대사가 지진희의 입을 통해 나왔다. 마치 그것은 기존의 드라마 속 이야기들에 대해 자조적인 숙종의 말 같았다.

역사적 사실이란 확실히 알 수는 없다. 다만, 필요한 건 3자적 시각과 정치역학에 대한 해석이 주요할 뿐...그런데 지금까지의 '장희빈'은 지나치게 미인계중심으로 과하게 보였다. 더불어 또다른 여인 '숙빈'에 대한 이야기도 지나치게 없었다. 거의 모든 내용이 '인현왕후와 대비 그리고 장희빈' 이라는 틀이었다. 정작 역사 속에 지속적으로 이름을 올린 '숙빈'은 빠져있다.

그래서 이 드라마의 묘미는 혹은 새로움 <동이> 숙빈을 통해 보게 될 숙종과 장희빈의 모습이 아닐까 한다. 형식적인 새로움이 아닌 내용적인 새로운 접근으로 <동이>는 익숙해진 감독의 스타일에 새로움을 전해줄지 기대가 된다.

- 한효주 얼굴이 꽃이 피었다. 정말 한참 때인 듯하다. 예전의 어색한 느낌이 조금씩 빠져나가면서 이제는 주연의 얼굴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소연 역시 예전의 서구적 얼굴이 사극적 얼굴로 변화되었다. 불편한 듯한 모습이 편안한 모습으로 변화면서 자신감이 올랐다.  꾸준히 배역을 하면서 스스로의 성장이 보이는 두 배우의 열연이 기대된다.


 

(사)한국문화전략연구소 문화와경제 http://www.culturenomic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