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드라마는 수목극의 1, 2위를 달리고 있다. 조사기관에 차이는 있지만 <신언니>는 19%대의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고 <개취>는 13%대의 시청률을 기록 중이다. 두 드라마 모두 팬층이 분명한 느낌이 들어 문득 두 드라마의 차이점을 살펴보고 싶었다.
좋고 나쁨을 떠나 최근 한국 드라마가 보여주는 흐름이 두 드라마에 있기 때문이다.
같은 점 하나.. 배우가 좋다.
<개취>는 손예진, 이민호에 김지석, 왕지혜, 류승룡 그리고 조은지 등등 나름 화려하다. <신언니> 역시 화려한 출연진을 자랑한다. 문근영, 서우, 천정명, 옥택현, 이미숙, 김갑수 등등 배우 급으로는 두 드라마 모두 배우로써는 더 이상을 말하기가 미안할 수준이다.
같은 점 둘.. 여배우가 중심이다.
손예진과 문근영 두 여배우가 이 드라마의 중심이자 핵심이다. 더불어 이 두 배우는 자신의 능력을 현재 충분히 발휘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더불어 여배우들의 선, 악 갈등이 비교적 분명한 형태를 취하고 있다.
같은 점 셋..모티브가 소설원작이다.
두 드라마 모두 소설에서 모티브가 왔다. 물론, <개취>는 소설이 원작이고 극화된 것이다. 따라서 소설이 중심적 소재다. <신언니> 역시 신데렐라에서 모티브가 온 것이다. 즉, 두 작품 모두 사전지식을 통해 드라마의 극화가 만들어졌다는 점이다. 또한 시청자들 역시 사전지식을 통해 드라마에 대한 기본적인 기대감을 형성한다는 점이 같다. 물론, 이를 동일시하게 해줄지 말지는 작가의 몫이다.
그러나 이 두 드라마의 같은 점은 배우와 주인공, 소설모티브라는 것 외에는 거의 모든 것이 상반된다. 그리고 이 다른 점에서 시청률의 차이가 나오는 것 같다.
다른 점 하나..신파극 대 트렌디 드라마
<신언니>는 신파극 자체다. 적절한 복수와 분노 그리고 슬픔 등을 버무려 하나의 가족극이자 성장극의 형태를 보여주고 있다. 이에 반하여 <개취>는 트렌디드라마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다. 감성적인 주인공들의 패션과 언어 그리고 직업 등등이 젊은 감성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다른 점 둘..시청자 층이 넓거나 집중되거나
<신언니>는 배우와 스토리기반의 시청자층을 형성하여 비교적 넓은 범주의 시청자층을 형성하고 있다. 일종의 가족극에 가까운 스토리 전개와 배우구성으로 폭넓은 시청층 확보에 성공했다. 이에 비해 <개취>는 배우 팬층을 중심으로 한 시청자층을 형성했다. 특히 이민호 팬층을 중심으로 한 집결은 그의 스타성을 더 굳건히 해 보이고 있으며, 손예진 역시 개인적 역량을 극대화 시키면서 이야기의 작은 재미를 만들고 있다.
다른 점 셋..작가 대 배우의 드라마
<신언니>는 작가가 중심이 된 짜임세 높은 드라마를 보여주고 있다. 물론 시작은 문근영 서우 천정명 등의 배우에 대한 홍보였지만 드라마 진행은 대본의 묘미를 통해 배우들의 연기를 끌어내면서 서서히 극의 긴장감을 높이고 있다. 이에 반하여 <개취>는 배우들의 개인기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그들의 개인능력을 통해 이를테면 이민호의 스타일리쉬한 모습과 손예진의 오글오글한 연기가 극의 작은 재미를 만들며 시청자의 시선을 잡아주고 있는 것이다. 다만, 극의 흐름은 단순하다.
다른 점 넷..입체적구성대 평면적 구성
<신언니>의 배우성격은 선하면서 악하고 단순하면서 반전의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 복합적인 특성을 가진 인물들이다. 한마디로 다양한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이에 비해 <개취>의 배우성격은 전형적이다. 착한캐릭터와 나쁜 캐릭터의 구분이 명확하며 여기에는 별다른 이유가 없다. 그냥 그렇게 태어난 것이다. <신언니>가 개연성을 통한 성격변화를 중시한다면 <개취>는 그렇게 태어난 타고난 성품을 중시한다. 어디가 좋다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드라마틱한 반론에는 현재까지 <신언니>가 더 우월한 작법을 보여주고 있다.
다른 점 다섯..드라마작법형태
사실 가장 중요한 것은 여기서 판명이 났다. <신언니>의 작가는 전형적인 드라마작법을 통해 드라마의 강약을 조절하며 드라마틱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적절한 불행과 행복 그리고 에피소드를 통한 갈등의 극대화가 잘 어우러져 있으며 이를 배우들이 잘 소화하고 있다.
그러나 <개취>의 작법은 전형적인 드라마작법이라고는 할 수 없다. 소설작법에 드라마적 판타지가 섞여있는 형태다. 대표적인 모습이 에피소드보다는 독백적인 서로간의 대사체로 상황을 정리하는 장면이 많이 나오는데서 알 수 있다.
행동과 배우들의 상황교차에서 표현되어야할 갈등의 모습을 대사와 독백을 통해 정리한다. 이는 소설에서 종종 사용되는 독백과 전지적 작가의 개입이 그대로 옮겨진 것이라 하겠다. 그리고 여기에 그동안 멋진 드라마장면들이라 생각했던 모습들이 종종 <개취>에서는 나온다. 명장면 명대사를 모아 놓은 흐름을 <개취>는 보여준다.
다른 점 여섯..소설원작대 드라마원작
<개취>는 히트소설이 극화된 드라마다. 이에 반하여 <신언니>는 모티브를 가져와 드라마극화를 시킨 것이다. 비슷하면서도 차이가 있는 부분이다. 그것은 <개취>가 소설의 감성을 살리기 위해 드라마작가로 원작자를 쓴 것이고 <신언니>는 드라마작가의 창작력을 극대화시켰다는 것이다. 물론, 둘 다 좋고 나쁨은 없다. 중요한 것은 드라마로써의 결과일 뿐 원작의 충실한 드라마건, 드라마적 상상력이 돋보이건 둘 다 좋은 시도다.
현재까지의 결과는 두 의도와는 상관없이 드라마작법의 한계에 따라 시청률이 나누어지고 있지 않은가 생각된다.
다른점 일곱..정서의 대비 도시와 시골
<개취>의 주요 공간은 한옥과 사무실이다. 그러나 한옥은 도시 속의 한옥이며 정서적 풍경 대부분이 도시에서 귀결된다. 이에 비해 <신언니>는 한옥이지만 전통적인 한옥형태에 시골풍경과 가족적 정서로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그리고 이 부분이 서로 다른 대비점이 아닌가 한다. 트렌디와 신파가 나올 수 있었던 주요 공간적 차이인 듯 한 느낌이며, 개인씨의 개인적인 모습과 송은조의 가족적 정서의 차이를 대변하는 듯하다. 참고로 은조는 가족에 대한 애증이 강한 캐릭터다. 아마도 주인공들 중에 가장 가족에 대한 집착이 큰 캐릭터가 아닌가 생각된다. 그녀는 심하게 말하지만 결코 떠나거나 배신하지 않는다. 그녀가 원하는 것은 평화다.
<개취>와 <신언니>는 둘 다 기대가 높았던 드라마다 더불어 도시적 풍경과 시골적 풍경 등등이 정서적으로도 대비되면서 여러가지 결과에 대한 호기심도 많았던 드라마다. 사실 처음 예측은 원작과 여기에 부합되는 캐스팅이라 생각한 요소가 강해 <개취>의 우세를 생각했다. 이에 반해 <신언니>는 문근영의 부담감으로 좀 어렵지 않을까하는 생각이었다. 그러나 이런 예측은 가장 평범한 상황에서 끝났다. 두 드라마 모두 배우들은 훌륭했다. 모티브나 드라마에 대한 직관적 감성도 좋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니까 될 것 같은 드라마였다. 둘 다. 그래서 배우들에게 집중을 하며 예측을 했는데 그것은 빗나갔다. 드라마는 역시 드라마작법의 힘이라는 것이 기본이며, 이 속에 배우와 작가의 궁합이 나타나는 것 같다.
<신언니>는 드라마작법과 배우의 힘이 조화되는데 성공했다. 이에 비해 <개취>는 배우만이 고군분투하는 모습이다. 드라마에는 드라마작법이 된 작가가 필요한 것 같다. <개취>를 볼 때마다 <온에어>에서 송유나 분의 작가가 쓴 '사랑도 테이크아웃이 되나요'가 자꾸 생각난다.
(사)한국문화전략연구소 문화와 경제 http://www.culturenomic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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