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수상한 삼형제> 절박함이 만든 B급드라마!

졸린닥 김훈 2010. 6. 10. 13:33

<수삼>이 종영되었습니다. 막장드라마라 표현과 시청률 절대 지존이라는 표현 속에 주말극이 마감이 되었지요.

 

저는 이 드라마를 이렇게 말하고 싶습니다. 절박함이 만든 B급 드라마라구요..

 

사실, 이 드라마는 작가 문영남의 재능을 보여주는 드라마라고 할 수 있습니다. 스타 없이도 스토리만으로도 사람들을 몰아올 수 있는 재능 말이죠. 더불어 시청률 또한 최고로 유지하는 능력.

 

제작자 입장에서 이러한 재능은 감사하고 고마울 뿐입니다. 어차피 수익은 제작비에서 충당하는 게 전부이기에 구지 드라마가 산뜻하게 성공한다해도 돈 벌 일이 없기에 나오는 제작비에서 제작하고 수익을 챙긴다면 그것처럼 행복한 일은 없습니다.

 

그냥 방송사가 주는 돈으로 수익까지 낼 수 있는 드라마를 만든다면 그것은 당연 진리인 것이 현재의 드라마 제작사 현실입니다.

 

떠봤자 돈은 방송사 아니면 스타만 버는 현재의 구조에 예전처럼 힘쓸 이유가 없어졌지요. 힘썼던 제작사들은 현재 다들 기업의 존망을 걱정하는 수준에 있습니다. 심지어 얼마 전 <추노>를 제작한 초록뱀미디어 역시 위기의 경영환경에 있지요. 이러한 구조가 제작사들을 점점 사업적 도전보다는 보수전인 제작방식으로 눈을 돌리게 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그리고 그 절정이 <수상한삼형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제작비와 높은 시청률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면서 안정적인 제작비 조달과 적지만 나름 알찬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드라마를 만든 것이죠.

 

하지만, 문화콘텐츠란게 제품 단가 만들 듯 할 수 있는 것이 아닌 상태에서 주말 가족 시간대에 나타난 자극적인 <수상한삼형제>는 불편함의 극치였습니다. 시청자의 자극적인 감성에 기댄 스토리 전개는 말초적 신경을 건드리면서 시청률을 유지하고 욕하면서 보는 불편함을 창출했지요.

 

작가 탓..?

 

사실 그런 것은 없습니다. 작가는 자기의 필력과 함께 전형성을 가지기에 문영남작가의 최근 전작은 고려한다면 <수상한삼형제>수준은 별다를 것이 없습니다. 제작사도 급박한 제작현실에 적은 투자대비 높은 효과를 보이는 문영남작가를 싫어할 이유가 없죠. 더불어 문영남 작가 자체는 결코 저렴한 작가가 아닙니다. 나름 제작사는 작가에게 투자를 집중했다고 볼 수 있죠.

 

그럼 방송사..????  

넵 그렇습니다. 편성의 권한이 절대적인 방송사 탓이지요. 주말시간대에 이런 드라마를 결정한 편성전략이 지나치게 자극적이고 시청률만을 내보인 지극히 상업적이며 금전적인 결정이었습니다.

 

<수삼>이 아침드라마이거나 심야시간대의 다른 드라마라면 이야기는 좀 다릅니다. 시간대의 특성이 있기에 <수삼>에 대한 논란은 좀 더 자유로울 수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가족시간대의 그 모습은 아니었지요.. 그럼에도 그랬던 것은 무엇일까요?

 

시청률과 돈의 함수에 주말드라마의 시간대의 성격을 던진 것이지요. 어찌보면 모험이자 도전이고 좋게 말하면 성공입니다. 그러나 문화콘텐츠란 결과가 다가 아니라는 점에서 아쉬움이 많은 편성이었습니다.

 

전 <수삼>을 드라마의 B급이라 생각합니다. 수준 여부가 아니라 소재와 방향성이 B급이라는 것이지요. 영화에서 말하는 B급이라는 표현을 빌려오고 싶습니다. 일반적인 스토리구조가 아닌 마이너적 성향의 스토리 그리고 컬트적 요소 등등이 <수삼>에는 있는 듯합니다. 물론, 자의적인 생각입니다. 미화된 표현이라고 해도 적절하구요..

 

하고 싶은 말은 문영남 작가가 일정수준의 탁월함을 가지고 있다는 뜻입니다. 인간의 자극적감성과 갈등구조를 뽑는 과감성과 능력은 최고라는 것이지요. 작가를 탓하지 말았으면 하는 뜻입니다.

 

그녀를 선택하고 그 시간대에 편성하는 제작사와 방송사의 현실이 문제이며, 그리고 드라마산업이 무너지고 있는 현실이라는 것입니다. 사실, 드라마 산업이 힘든 것은 한류가 약해져서가 아니죠..내부적인 문제입니다. 대박이 나도 돈을 벌수 없는 제작사의 현실이 새로운 도전이나 산업적인 참신함을 선택하는 대신 안전하고 보수적인 형태로 가게 하는 것이지요. 그리고 이것이 산업의 활기를 떨어뜨리고 한류 등등을 모두 힘을 빼게 합니다.

 

보상 없는 성과에 누가 힘을 내겠습니까?

 

막장이건 모건 우선 살고 보는 것이죠. 그래서 무엇을 말하려고 하냐고요?

 

새로운 작가와 시도를 할 수 있게 드라마제작사들이 돈을 벌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 주어야 한다는 말을 하고 싶은 것입니다. 제도를 수정하고 공영방송사 드라마국 등을 불러서 계약관행을 개선하여 제작사들도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가 되어야 <수삼>같은 드라마가 주말 가족시간대에 편성되지 않는 날이 온다는 것입니다.

 

그런 드라마는 B급으로 마이너 시간대에 보는 것이 편안하고 더 재미있습니다. 마치 델리카트슨을 삼류극장에서 볼 때 느낄 수 있는 즐거움 같은 것 말입니다.

 

왜곡된 것을 보면서 정상적인 형태에 대한 불편함을 발견하는 즐거움이랄까 더불어 하지 못하는 것에 대한 기묘한 상상을 하는 즐거움 등등 말입니다.

 

(사)한국문화전략연구소 문화와 경제 http://www.culturenomic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