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제작사들이 요즘 위험하다. 국내 대표제작사이던 '김종학'이 얼마 전에 간판을 '더체인지'로 바꾸었다. <태사기>이후 재정 압박으로 최대지분이 넘어가자 전통의 명가 이름을 내린 것이다. 이것은 현 드라마산업의 위기 수준을 말해주는 사례라 할 수 있다.
2000년대 초 중반까지 최고의 제작능력을 보여주며 한국드라마의 역사를 발전시켜온 회사가 일순간에 브랜드 가치를 포기하고 '데체인지'가 되었다. 이는 이제 드라마제작보다는 새로운 영역의 사업에 더 집중하겠다는 뜻이며 그만큼 드라마산업의 수익가치가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참고로 이 회사는 이제 주력이 교육 및 학원사업을 핵심 발판으로 변화시키고 있다.
비단 이러한 위기감은 '김종학'뿐만 아니다. 신예 3인방이던 '올리브나인' '초록뱀' 'ihq' 모두 현재 어려운 환경에 있다. '올리브나인'은 지속적인 적자구조 덕에 올해 코스닥 퇴출이 확정되었고, 초록뱀은 10대1 감자를 또 진행할 예정이라고 한다. 현재 두 회사는 적자투성인 상태다. 최강 매니지먼트의 'ihq' 역시 드라마 역량을 제대로 발휘해보지 못한 체 이리저리 오너를 찾아 헤매고 있는 상태다. 대기업 sk도 'ihq' 적자에 두 손을 들고 빠져나가려고 하는 상태다.
여기서 하나의 의문이 생긴다.
지금 말한 이 드라마 제작사들은 대부분은 성공적인 드라마만을 만들어온 회사들이라는 것이다. 시청률도 20%의 높은 기록을 보이며 방송사들은 대박이 광고 수익 등을 올린 그런 곳들이다.
왜? 만든 회사들은 이렇게 어려울까........
미스터리라 말할 수 있다. 제품이 대박이 나고 최신유행이 되었는데 만든 회사는 적자와 망가짐 연속이다. 왜.......
긴 이야기지만 이야기는 사실 간단하다.
하나는 방송사의 저작권 독점 탓이고, 두 번째는 지나치게 큰돈을 들여 만들기 때문이다.
방송사의 저작권독점은 어제오늘의 이야기는 아니다. 더불어 이제는 많이 변해서 독점적인 모습이 배분이라는 형태를 보여주기도 한다. 하지만, 수익에 관한한 여전한 방송사의 독과점은 제작사들의 목을 조르고 있다. 큰돈을 들여 만든 드라마에 수익을 낼 수 있는 저작권을 방송사가 선행 수행을 하고 있으니 저작권이 분배되는 구조여도 독자적인 수익모델 구성이 제작사는 힘이 부친다.
더불어 저작권 배분이 되면 방송사가 그냥 손을 들어버리는 형태이기에 해외 판매협상이 방송사에서 하듯이 이루어지지 않는다. 방송사는 제작사를 수평적 파트너로 보지 않고 하청업체로 보는 시각이 크다. 그러다 보니 겸상하는 구조의 모습에 심리적인 거부감이 큰듯하다.
방송사가 공공의 자산이며, 조직인데도 산업과 경쟁관계를 넘어 '갑'의 입장으로만 여전히 유지하고 있다. 이는 방송 3사 모두에게 적용되는 이야기다. 그나마 KBS가 이쪽에서는 나름 여러 가지 틈을 만들어 보이는 시도를 하고는 있다. 하지만, 다른 방송사의 경우는 여전하다.
여기서 알아둘 상황이 하나있다. 방송사를 두둔하는 게 아니라 시스템이 그렇게 만들어져가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의 어려운 원인에서 방송사의 무게는 이제 많이 줄어들고 있다. 독점적이고 배타적인 모습이 여전하긴 하지만 새로운 제작방식 및 형식적 요소는 무게 추를 많이 수평적으로 가려하고 있다. 따라서 현재의 어려움이 방송사 때문이라고 말하기는 조금씩 구색이 약해진다.
일부 제작사들은 막대한 광고수익을 말한다. 그것을 제작사에도 배분해달라고 말이다. 하지만 이것은 채널사업자의 고유 수익영역이다. 방송사는 드라마뿐 만아니라 스포츠, 교양 등등의 방송물을 방영하며 1차 수익을 내는 곳이 광고판매수익이다. 즉, 드라마에 의해 창출된 영역이 아니라 원래의 영역에 있는 부분이며 드라마는 이 영역에서 주요한 도구인 것이다. 그래서 그 도구를 구입하는 것이다.
그런데 그 도구를 사면서 도구로 취해진 과실까지 달라는 것은 논리의 지나친 확장이다. 자신의 수익영역을 발굴해야지 남의 수익영역을 크다고 달라고 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수익모델을 만들 수 없는 구조를 개선해야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저작권이며 그 영역은 예전에 비해 많이 개선되어 가고 있다. 아직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지만 제작사가 망하는 주된 원인으로 보기에는 이제는 적절하지 않다.
사실 핵심은 대작 병이다.
수익구조를 생각하지 못한 체 우선 큰 드라마를 그럴듯한 말로 포장해서 일단 만들고 본다. 방송사 편성을 쉽게 얻을 수 있고 일본에 팔면 돈이 될 것이라는 아주 단순한 논리로 100억대 이상의 드라마를 제작사들은 쉽게 결정한다.
현재, 어려움에 빠진 모든 드라마제작사들의 공통점은 바로 이 부분이다. 대작의 함정에 빠져서 나오지 못하는 것이다. 치밀한 수익전략이 없이 편성과 일본시장을 바라본 대작은 결국 막대한 비용으로 돌아와 큰 손실을 만들게 했다. 그리고 이것이 치명타를 날리고 있는 것이다.
사전 수익모델 기획이 부족한 체 시청률이 높으면 될 수 있다는 헐거운 생각으로 제작사들은 드라마를 제작하고 있다. 물론, 다들 치밀하다고는 말하지만 그것은 제작을 위한 작전이 치밀한 것이다. 대작을 만들 기 위해 작가, 배우 그리고 핵심적인 제작비용을 끌어들이기 위해 치밀한 전략과 미끼들을 만들어 제작을 진행한다. 여기에는 방송사 편성과 시청률이라는 관문을 통과하기위한 고된 과정이 담겨있다. 하지만, 여기에는 수익전략이 없다.
정말 코믹한 것은 우리나라 대작드라마는 제작비용 조달이 핵심적인 성공내용처럼 되어있다. 무슨 장사가 수익보다는 제작비용조달이 핵심인지 알 수 없는 내용이다. 얼마 전 종영한 인기드라마 <아이리스>도 대박이라고 말하지만 그 기사를 읽어보면 제작비조달을 말하는 것이다. 일본으로 부터 은행으로 부터 어디어디로 부터 돈을 받았다는 기사다....이는 제작비를 조달했다는 것이다. 수익을 낸 것이 아니다.
200억 드라마를 만들며 200억 조달에 힘쓰는 것은 훌륭하지만 산업적 수익은 없다. 200억 드라마에 총 매출 300억은 나와요 일반관리비를 제외한 수익을 내는 것이다. 특히, 외부 투자자 중심이면 매출은 400억 되어야 제작자들도 수익금을 만질 수 있다. 그러니까 자금 조달이라는 기사가아니라 매출수익의 기사가 나와야 한다.
그러나 우리의 대작드라마에는 그런 게 없다. 제작비 조달이 핵심이며 크기만 있을 뿐 <겨울연가> 같은 수익은 어디에도 없다.
만약 제작비가 정상적인 수준 그러니까 40억대 이하에서 결정된다면 해볼 만한 구조가 가능하다. 음원, 제작지원, 방영권, 일본, 화교권, 동남아, 그 외 아시아 시장 등등의 내용을 고려하면 충분히 수익구조를 전략적으로 만들 수 있다.
역시 그러나 이러한 구조의 접근을 최근 드라마제작사들은 외면하고 있다. 사전기획이나 수익전략구성은 뒤로한 체 스스로 비용의 함정에 빠져 어려움을 자초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 탓을 방송사 쪽으로 돌리고 있다.
본인들의 현실을 돌아보지 않는다. 현재 우리 드라마산업의 위기는 여기에 있다. 한국 드라마산업의 위기는 드라마제작사들이 스스로의 현실을 외면한 체 드라마를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남의 밥그릇을 뺏으려는 심보만이 나올 것이 없다.
기획에 전략이 필요하고 수익모델의 사전기획이 절실한 상황이다. 그리고 그게 산업이다. 아직 산업을 이해 못하고 있는 것이 폐인의 핵심이다.
여기서 잠깐.... 왜.. 적절한 규모의 드라마와 수익전략을 안하는 것인가? 이 질문의 대답을 해야겠다. 우선은 그런 시각을 보유한 전략가가 힘 있는 위치에 없다. 아직도 제작과 편성 중심의 힘이 제작사의 핵심이다. 두 번째는 한방에서 오는 시각이다. 어차피 하는 한편 크게 해서 큰돈을 잡아보려는 것이다. 제작비의 모호한 요인을 만들어 제작비에서 수익을 만들려는 의도가 일부 있다. 그리고 세 번째는 경쟁심화에 따른 편성전략이다. 경쟁이 심하다 보니 편성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크고 센 형태를 방송사에 제안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를 통해 편성을 확보한다. 특히 신규제작사들이 이런 전략을 많이 쓴다. 빅스타, 대작전략.. 생각보다 이 전략은 방송사에 잘 먹힌다.
그러나 이것은 사실 관성이다. 규모의 제작사들마저 이러한 흐름을 따를 필요가 없다. 그리고 충분히 경쟁우위를 점할 수 있는데도 관성은 모두를 대작 유행에 빠지게 하고 있다.
(사)한국문화전략연구소 문화와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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