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로드라마 <사랑한다고 말해줘>
<사랑한다고 말해줘>는 확실한 멜로다. 펑펑 눈물을 흘리는 그런 것은 아직 아니지만.. 소리없는 세상에 쌓이고 있는 감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처음 드라마를 접할때는 그냥 조용했다. 정우성이라는 과분한 외모가 멜로에 부담스럽지 않을까 그런 생각도 했고, 신현빈이라는 인물이 차분한 내면 연기를 잘할까 그런 생각도 했다. 그리고 회차가 지나면서 드라마는 두 사람의 차분한.. 혹은 소리없이 쌓이는 그런 정서의 멜로로 자리 잡았다.
이 드라마의 미덕은 결국 '소리'다. 소리가 없음으로 그 소리에 대한 욕구도 사실은 대단한 것이다. 하지만, 이들의 감성에는 소리를 다르게 느끼는 법을 서로 배워가면서 자신의 성 혹은 울타리를 차분히 넘어가고 있다. 격정의 멜로도 아니고 사연많은 그런 것도 아닌.. 그냥 그들의 사랑은 자연스럽게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다.
그냥 그렇게 그들은 스며드는 것 같다.
이 드라마는 그냥.. 스며들고자 하는 것 같다. 물론, 이야기에는 특별한 계기가 있는 건 사실이다. 제주도의 우연한 만남과 사건 그리고 다시 서울로 이어지는 인연.. 뭐.. 원례 사랑이란 혹은 연인이란 일상적일 수 없는 인연의 고리가 몇 번은 의도하지 않게 이루어져야 답을 만들어 갈 수 있다. 우리가 살아가는 인생에서 순수하게 의도적으로 무언가를 이룰수 있는 그런 세상은 없다. '우연'이 '인연'으로 길을 만들어 줄때 우리는 연인이 될 수 있는 것 같다. 그리고 그것은... 그러니까.. 그 우연이라는 것은 눈에 거쓸리는 게 아닌 역시 스며드는 그런 것이어야 한다.
원작이 있는 드라마의 어려움
이 드라마는 일본 원작 드라마를 '리메이크'한 드라마다. 원작이 있는 모든 드라마는 비교 대상이 있기에 항상 어렵고 배우들 역시 부담을 가질 수 밖에 없다. 특히, 성공했던 드라마가 가지는 원작에 대한 향수는 그 다음에 대한 어려움으로 남는 경우가 허다하다. 하지만, 정우성과 신현빈이 보여주는 연기는 원작이 무엇이든 관계없는 느낌을 주게 한다. 정우성은 그의 잊을 수 없는 멜로 '내 머릿 속의 지우개'로 그가 얼마나 사랑을 그리워 하는지를 보여준 적이 있다. 그리고 지금 그는, 그 때와 다른 조용하면서도 조심스럽게.. 그리고 두려운 마음으로 그의 감성을 조금씩 보여주고 있다. 신현빈 역시 조금 엉뚱하거나 강했던 인상에서 벗어나 다소 웅크리면서 조용한 내면으로 들어가는 연기를 보여주고 있다. 그들은 스스로 원작드라마 속의 주인공이 되어가고 있다.
소리없는 세상에 사랑이 찾아왔다.
결국 우리는 순수에 대한 그리움을 찾고 있는 것이다. 우리가 무엇을 생각하든 결국 순수가 가진 힘을 원초적이며 우리가 많은 조건을 고민하고 있을 때에도 결국 감성적으로 다가오는 것은 '순수'에 대한 그리움이다. 물론, 결코 정답이 아닐 수도 있고 선택되어 지지 않을 수도 있지만... 그럼에도 마음 한 구석에 남는 그 무엇이 그런 것 같다.
"그냥 좋아하는 것" 말이다.
여기서는 "소리없는 세상에 찾아온 사랑"같은 것이다.
*총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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