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제작 드라마 결국은 스토리의 문제?

최근 사전제작드라마가 중국의 사전 검열에 의해 본의아니게 활성화되고 있다. 중국에 실시간 방송하려면 드라마 모든 편수를 만들어 검열을 받고 허가를 받아야 중국 시장에 걸수 있다. 

그리고 이것이 본의아니게 한국 드라마시스템에 사전제작제라는 의미있는 시스템으로 도입되었다.

한국 드라마 제작 시스템은 초읽기 시스템이었기에 연기자, 제작자 모두 힘든 구조였다. 다만, 한국의 이러한 초읽기 드라마제작 시스템에는 한가지 장점이 있었다. 

그것은 시청자의 의견을 담을 수 있다는 것이다. 마치 시청자 주문형 혹은 시청자 참여형 드라마 제작이 이루어졌다는 것이다.

하지만 사전제작 드라마에는 그런 것이 들어갈 여지가 거의 없다. 따라서 순수히 작가의 스토리 능력에 많은 것을 걸어야 한다. 완성도 측면에서는 사전제작이 이론상 유리하고 비즈니스측면에서는 동시제작 시스템이 유리하다. 물론, 이론적 측면이다. 결국 성공은 어떤 흐름에서 만들어질지 아무도 모른다.

다만, 한국의 드라마가 왜 한류가 되고 아시아 권에서 힘을 받았는지에 대한 논의를 할 필요가 있다.

그건 아쉽지만 한국 드라마의 사전제작을 통한 완성도 측면이 아니다.

그것은 대중문화답게 대중의 감성을 잘 반영한 유연성에 있었다. 그것이 미드에 비해 적게 투입된 제작비에도 아시아에서 한 자리를 할 수 있었던 것이다. 대중문화 답게 통속적인 대중의 요구를 한국 드라마는 잘 받아 주었다. 

그리고 그렇게 국내에서 완성된 드라마는 아시아에서 통용되는 어떤 보편성을 가져 주었다. 

그런 시스템이 좋다 나쁘다의 측면이 아니라 그런 시스템이 한류드라마를 만드는데 공헌 했다는 점을 말하는 것이다.

그래서 한국 드라마는 중반까지의 사전제작과 결론부분에서의 방송중 제작으로 가는게 어떨까 그런 생각을 많이했다.

이유는 한국드라마의 강점일 수 있는 이 부분을 포기하기가 어려워서 였다.

더불어 드라마 제작 시스템이 드라마의 질을 담보하지 못한다는 것은 이미 확인되었다. 다만, 어느정도 사전제작을 통해 완성도를 높이는 시스템적 노력이 필요한 것 확실한 사실이다. 따라서 이를 수용하면서 한국만의 독특한 제작시스템을 만들어가야 하는게 아닌가 생각된다.

한국 드라마중 사전제작 시스템이 성공한 사례는 배경 자체가 복고였던 "응답하라"시리즈가 정답일 것이다. 물론 "태양의 후예" 등등 성공한 사례도 종종 있다. 하지만, 이런 것들이 시스템의 차이가 아니라는 것은 모두가 안다.

사전제작이건 동시제작이건 이를 수용한 반사전제작이건 결국은 작가와 제작진의 사전 기획력과 구성에 모든 것이 달려있는 것이다. 얼마나 사전기획이 많이 이루어졌는지가 관건이다.

우리는 이점에 힘을 기울여야 한다. 충분한 작가와 제작진의 사전기획이 충실히 되었느냐가 중요한 것이지 제작자체가 미리 되었냐 아니면 동시냐가 문제는 사실 아니다. 그리고 성공한 드라마의 형태를 볼때 시스템과는 무관하다는 것을 증명한다. 사전제작의 성공사례나 반사전이건 동시제작이건 성공사례 모두가 시대의 유구를 얼마나 반영하고 즐겁게 했냐는 것이지 시스템의 결과물은 아니다.

한국대중문화의 강점은 유연성이다. 그 부분을 포기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제작 방식이 어떤 것이든 이 유연성을 가져가면서 판단이 되어져야 할 것이다.

더불어 중국의 검열제도 때문에 제작시스템이 움직이는 것도 아쉬운 부분이다. 대중문화가 계획적일때 성공한 사례는 아쉽지만 별로 없다. 그것이 허리우드건 뭐건 의외성에서 오는 즐거움을 잠식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의외성이 대중문화의성공요인인 것 같다. 

한국 드라마는 그 의외성을 유연한 대중의 요구를 반영하며 만들어 왔는데..지금은 좀 그렇다.

사드 덕에 우리는 한국드라마 제작에 대한 고민을 한번더 해볼 기회가 생겼다. 학구적 자세가 필요한 시점이다.

** 졸린닥 김훈..이만총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