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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사임당 빛의 일기 : 아쉬움이 있는 드라마 제작역량

졸린닥 김훈 2017. 2. 15. 08:52


사임당 빛의 일기가 절찬리에 방영중이다. 벌써 7회차를 접어들고 있어 이제 이야기는본격적인 흐름을 달리고 있다 볼 수 있다. 제작사를 제외하고는  출연, 작가, 연출 등등이 한국 드라마 간판 선수들이라 할 수 있다.


이영애, 송승헌, 오윤아, 최철호 등등 슈퍼스타에 이름값 하는 스타까지 한마디로 좋다. 여기에 박은령 작가는 나름 여성을 주인공으로 한 드라마에서 강점을 보인 작가다. 윤상호 연출도 역량이 있는 연출자라 할 수 있다. 특히 중국 드라마를 연출해 본 경험이 중국 수요를 노린 사임당에 적격일 수도 있다. 


그리고 제작사는 그룹에이트.. 이 회사는 기존의 드라마제작사가 보인 한계를 넘어 기획력으로 승부해보겠다는 의지를 가지고 나름 실패와 성공을 반복하며 여러 고비를 넘겨온 회사다. 나름 비즈니스 능력은 타 드라마 제작사보다 앞선다보 볼 수 있다.


그럼에도 아쉬운 점은 태왕사신기에서 얻은 경험을 생각보다 잘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태왕사신기가 결국은 실패로 돌아간것은 지나치게 의도된 기획과 연출이었다. 그리고 스토리의 짜임새가 약해 비주얼로만 갔고 결과는 과도한 제작비에 따른 수익창출 실패였다. 대작 드라마는 다양한 기획과 상품화가 중요하지만, 그런 이유로 드라마의 이야기가 중요하다.


박은령작가는 스타작가이지만 사극을 다룬 경험이 없다. 물론, 사극이 아니라고는 하지만 역사적 구성을 극적으로 풀어본 경험이 없다는 뜻이다. 사극형태에서 현대적 감성을 끌어와본 경험이 없다. 이쪽에서는 김영현(뿌리깊은 나무, 대장금 등) 작가가 최고다. 진수완작가(해품달)나 김태희작가(성스)도 좋다. 사극에서 현대적 감성을 잡는데 성공을 했다.


물론 그렇다고 누구아니면 못하는 것이냐는 아니다. 대작 드라마이니 리스크를 줄이는 비즈니스를 말하는 것이다. 박은령 작가의 강점은 소박한 여성의 희노애락에 있다. 그런데 신사임당은 이것과는 거리가 멀다. 작가가 잘하는 드라마를 하지 못한게 아닌가 생각된다.  


한번 더 박은령 작가를 이야기 한다면, 현대물에서 여성을 소재한 드라마를 한다면 성공가능성이 여전히 높은 작가다. 물론, 사임당이 현재 실패한 것은 아니다. 중국에서 성공할수도 있고 30부작인 현 상황에서 반전을 가질 수도 있다. 박은령 작가의 전작들을 보면 소시민적 입장에서 여성의 삶을 보인 드라마가 강점이 있었다. 아줌마 멜로 랄까... 


현재까지는 박은령이라는 좋은 카드를 적절하게 못쓴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사임당의 드라마 몰입을 서사적인 형태가 아닌 소시민적 여성 형태 혹은 현대적 여성형태로 갔다면 좀더 힘을 받지 않았을까 생각이 든다...


그 다음은 연출자의 이야기다. 윤상호감독을 기용한것은 다분히 의도적일수 있다. 태왕사신기에 참여했고, 중국드라마를 연출했으니 대작의 경험과 중국 감성을 잘 녹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본이 깔려있다. 


태왕사신기는 많은 사람들에게 고통을 주고 김종학감독을 안타깝게 했던 그런 드라마다. 그 엄청난 연출과 기획력을 보인 그를 경영이라는 어려운 필드로 던지게 했고 결국은 아쉽게 끝나야 했다.


윤상호 감독은 태왕사신기가 제작사입장에서 왜 어려웠는지를 잘 파악하고 있을 거라 생각한다. 그래서 이렇게 최소한의 제작비라도 담보해야 겠다는 심정으로 촬영을 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스토리는 뒤로한체 이영애 화보만 찍었다. 드라마 상당부분의 장면이 볼만했다. 화보 처럼 좋았다. 그런데, 대장금이 성공한것은 이영애가 아니라 대장금의 이야기 구조였다. 그리고 이영애가 대스타가 된 것이다.


감독은 이 사실을 뒤로 한체 태왕사신기에서 보인 배용준 화보 드라마를 신사임당에서는 이영애 화보 드라마로 느끼게 하고 있다. 그나마 배용준은 일본내 팬덤이 높아 제작비를 감당할 수익발생이 이루어졌는데, 이영애의 팬덤이 어떨지 궁금하다. 연출자가 한 연기자의 팬덤을 드라마로 테스트해보는 것 같아 걱정스럽다. 


다행이 드라마 제작비는 알려진 것으로는 225억 정도라고 한다. 30부작에 이 돈이면 회당 7억5천만원으로 태왕사신기(회당 17억 정도)에비하면 아주 약소한 금액이고 최근 드라마 평균 회당 제작비에 4억 수준이라는 점에서 어마어마한 금액의 제작비는 아니다. 하지만, 연출 형태가 너무 방어적이다. 출연자들이나 작가가 좋은데 연출은 최소한의 제작비 회수에 방점을 찍은 형태다. 어쩌면 경험상 어떤 한계를 알고 그렇게 찍었는지도 모르겠다. 일종에 기본은 하는 방향으로 말이다.


끝으로 제작사 에이트.


이 회사는 기획력이 좋다. 특히, 비즈니스에 대한 기획력은 이 어려운 회사를 여기까지 끌고온 힘이다. 물론, 그 덕에 생사에 길목을 여러번 왔다갔다 했다. 이런 회사의 기획역량이 너무 이영애와 중국만 바라본게 아닌가 생각된다. 작가의 강점을 극대화시켜주는 모습을 했어야 했는데, 이영애의 화보력을 극대화 시켰다. 연출도... 드라마 연출은 영화와 달리 작가의 바탕으로 극대화시켜주면서 방향성을 같이 가 줄때 성공하는 경우가 높다. 영화처럼 가거나 수익만을 바라보면서 가면 작가의 강점이 설 자리가 없다.


드라마가 작가의 예술이라고 말하는 이유가 있다. 얼마나 작가의 세계관을 극적으로 풀어주느냐가 연출자의 몫이다. 최소한 드라마에서는... 그런데 그런 연출이 아직은 아닌듯하다....


제작사는 아마도 중국 비즈니스를 제외하고는 연출자에게 중국에서 기본은 하게 하자라고 하면서 그냥 넘긴듯하다. 그래서 이런 조합을 만든것 같다.


그 결과가 지금의 모습이다. 


물론, 신사임당은 콘텐츠로써 히트를 치며 역사적 인물에 대한 논쟁까지 끌고 왔다. 훌륭한 결과다. 그런데 그게 드라마 수익이나 비즈니스에 얼마나 힘이 될지 .. 오래된 경험이기는 하지만 큰 도움이 안될 것이다. 여기에 사드까지 ..

안타까운 상황이다. 


훌륭한 비즈니스를 만드는데는 분명히 성공했다. 이정도 비즈니스면 기획자 입장에서 박수를 칠만한 좋은 구조다. 다만, 그 기획력을 드라마 자체에는 좀 보이지 못한게 태왕사신기에 이은 한계다. 태왕사신기가 결국 실패로 마무리 된 것은 그 훌륭한 조합이 비즈니스에만 몰입하여 드라마 자체는 쉽게 갔기 때문이다. 현재까지의 신사임당은 그런 모습이다. 


그럼에도 에이트의 기획 능력은 정말 대단하다.

상상을 현실화 시켰다.



** 졸린닥 김훈...총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