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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의 탄생> <개인의 취향> 그래도 살아남다!

졸린닥 김훈 2010. 5. 4. 12:32

1등은 아니지만 그래도 자신의 위치를 똑똑히 한 드라마 한편이 있다. 그에 반해 기대를 잔득하며 모든 양념을 고루했지만 아쉬움이 많은 드라마 한편이 또 있다.

<부자의 탄생: 이하 부탄>은 생각보다 똑똑한 드라마다. 전작의 지나친 후광과 대작 경쟁 작의 한판에서 사실 여러모로 약할 것이라게 예측이었다. 물론, 예측이라는 것은 항상 틀리는데서 오는 묘미다.

<부탄>은 작가의 캐릭터 발굴 능력과 이에 호응한 배우들의 노력으로 기대 밖의 성과를 보이며, 이병훈PD의 <동이>를 이겨냈다. 시청률은 2위지만 사실은 1위가 더 많은 성과 높은 2위로 투자대비 고효율을 보여준 드라마라 하겠다.

<부탄>의 구성을 보면 정교한 맛은 덜했다. 더불어 주요 스토리도 좀 식상하다는 것이 초기의 평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평은 다양한 복선의 에피소드와 배우들의 캐릭터 딱 맞는 연기로 보는 재미를 만들어내는데 성공했다. 성실한 배우와 재능 있는 작가가 좋은 성과를 만든 것이다.

물론, 드라마가 주는 기본적 내용인 부자 되기의 강요된 모습은 지극히 자극적이며, 최근 성공위주의 사회상을 드라마가 더 열중시키는 것 같아 썩 편한 드라마는 아니었다. 전작 <공부의 신>에 이어 차기가 <부자의 탄생>이라는 것이 마치 대한민국 출세 3부작 중에 2부작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물론, 이런 의도의 드라마가 나쁘다는 뜻은 아니다. 다만, 지속적인 성공모델에 대한 모습이 사람을 자극적으로 몰고 가는 느낌이 불편했다.

하여간, 이런 드라마가 작가의 캐릭터 부여에 대한 능력과 배우들의 연기들이 일체되어 하나의 인간적인 에피소드로 이끄는데 성공한 것이다. 첫 장편을 집필한 최민기작가의 캐릭터 에피소드 부여능력은 좋았다 할 수 있다. 스토리만 더 가다듬어 준다면 가능성이 높아질 것 같다. 물론, 이는 배우들이 있었기에 얻을 수 있는 성공이다. 뛰어난 연기력이라 말하기는 적절치 못하지만 캐릭터에 맞는 연기를 가감 없이 배우들은 소화하는데 성공했다.

대단한 호연이라고 할 만한 연기공간은 <부탄>에는 없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설정된 캐릭터를 서툴지만 자기 식으로 변화시켜 캐릭터의 즐거움을 보여준 배우들은 충분히 공헌한 내용이 크다.

<개인의 취향 : 이하 개취>은 <부탄>에 비해 반대의 영역에 서있다. 기대이하의 모습이랄까 훌륭한 재료에 밋밋한 찬이랄까 혹은 소문난 잔치 먹을 게 없다는 표현이 적절하다. 그나마 10%대 초반의 시청률을 유지하는 것은 배우들의 이미지와 노력이었다고 할 수 있다.

손예진, 이민호, 류승룡, 김지석이라는 배우들에 화려한 카메오 그리고 아이돌 임슬옹까지 차례진 밥상으로는 트렌디 드라마 최상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성과는 배우들의 인기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지극히 개인적인 호감수준을 넘지 못하고 있다.

스토리와 주인공간의 에피소드 설정 및 캐릭터는 지극히 평면적이며 전형적이다. 어떤 다른 변수를 기대하기 어려운 이야기 전개가 이루어질 뿐 반전도 보는 묘미도 없다. 그냥 감성적 자극이 적은 그런 드라마로 잘난 배우들 보는 재미 그 이상을 넘지 못하고 있다.

왜 이 드라마는 이런 수준에서 머무르고 있는가?
사실 이 드라마는 전진호가 박개인에게 ‘나 게이아니다. 그리고 널 사랑한다.’라는 말을 하면 모든 스토리가 끝나는 그런 드라마가 되어있다.

최근 한국 트렌디드라마는 다양한 복선과 다층적인 시선을 교류시켜 여러 가지 입장에 따른 상황을 보여주는 형태의 드라마 작법을 해오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의도는 시청자들에게 상당히 호응을 받으며 전형적인 선악보다는 각자의 입장에 따른 선택의 여지를 시청자 편에 던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트렌드에 <개취>는 과거의 단순한 전형성으로 돌아간 드라마 작법을 보여준다. <개취>에는 예전 드라마 중 스타일리쉬한 모습들만이 전시되면서 이야기 진행은 거의 없다. 단순한 줄거리와 전형적인 주인공 성격이 여러 가변적 에피소드를 만드는데 한계가 있는 것이다.

이런 작법이 나쁘다는 것은 역시 아니다. 다만, 지금의 시청자들은 납득할 만한 내용을 선호하는 차원에서 다소 과거의 트렌드를 현재에 접목시키고 있는게 아닌가 한다. 한국 트렌디드라마 초기작법 수준 말이다. 이 드라마는 냉정하게 말한다면 드라마작법에 문제가 있다.

<개취>는 원작 작가가 드라마작가를 병행하고 있다. 이는 원작의 감성을 그대로 가져오는 장점이 있는 동시에 소설과 드라마의 차이점을 극복하지 못하는 아주 단순한 결과를 예측하게 한다. 그러니까 소설은 독백과 설명 등등이 시간의 귀속 없이 자연스럽게 층층이 쌓아갈 수 있지만, 드라마는 배우들 간의 행동과 대사 그리고 심리적 표정을 통해 드라마틱한 감성을 유발한다. 그러나 아쉽게도 <개취>는 드라마작법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그냥 소설을 드라마로 찍은 것일 뿐 드라마작법이 빈약하다.

소설작가가 드라마작가 못할 것은 없다. 하지만 소설 쓰다가 한번에 장편 드라마를 쓸 수 있는 것이 드라마 대본이 아니다. 소설이 많은 감성의 축척을 통해 만들어지듯 드라마 대본 역시 이와 같다. 그리고 <개취>의 아쉬운 모습은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다. 드라마적 감성이 없는 드라마가 <개인의 취향>이다. 지극히 원작 작가의 드라마화인 것이다. 작가 개인의 취향이다.

좀 더 작법을 단편 등으로 다져본 다음에 장편 드라마 대본작업을 했다면 더 좋았을 것이다. 아니면 아예 관여를 하지 않았다면 또 다른 <개인의 취향>으로써의 성과를 가졌을 것이다. 물론, 이를 작가가 우려했을 수 있겠지만 말이다.  

<개인의 취향>은 드라마작법이 개인의 취향이었다.

- 예능이 다시 시작했다. 다행이다.

■ 4월4주 시청률   TNS  Media Korea TV Research
1. 주말연속극<수상한삼형제>  KBS2   37.7
2. 일일연속극<살맛납니다>  MBC   20.9
3. 주말극장<이웃집웬수>  SBS   19.8
4. 세상을바꾸는퀴즈세바퀴  MBC   19.8
5. 특별기획<동이>  MBC   19.3
6. 수목드라마<신데렐라언니>  KBS2   18.8
7. 일일연속극<바람불어좋은날>  KBS1   18.5
8. 특별기획<인생은아름다워>  SBS   17.6
9. KBS뉴스9  KBS1   17.6
10. 미니시리즈<부자의탄생>  KBS2   15.7
11. 주말특별기획드라마<신이라불리운사나이>  MBC   15.3
12. 아침드라마<분홍립스틱>  MBC   15.0
13. 해피투게더  KBS2   14.9
14. VJ특공대  KBS2   14.8
15. 순간포착세상에이런일이  SBS   14.7
16. 섹션TV연예통신  MBC   13.9
17. 일일아침연속극<당돌한여자>  SBS   13.7
18. 수목미니시리즈<개인의취향>  MBC   13.3
19. 산너머남촌에는  KBS1   12.3
20. 일요일일요일밤에스페셜  MBC   12.0

■ 장르 및 방송사별 점유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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