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한국 드라마가 위기라고 말해지는 시기를 맞이했다. 사실 오래된 이야기다. 한류라는 것이 힘이 조금씩 빠지면서 한류 최고의 상품 드라마도 그 위세가 예전만 못하다.
물론, 수출이라는 수치를 보면 조금 회복되는 느낌도 없자나 있다. 얼마 전 방송영상진흥원에서 발표한 자료 ‘2008년 방송프로그램 수출입 현황’을 보면 방송 영상물 수출이 '07년 대비 10.82% 증가(162,584천$ → 180,168천$)를 보였고 내용적으로 보면, 지상파방송 10.59% 증가 : 147,002천$ → 162,565천$를, 케이블TV·독립제작사 등 12.97% 증가 : 15,582천$ → 17,603천$ 를 보였다.
그러니까 수치적으로는 조금 회복세다. 그러나 수출국을 보면 그 몰입도가 일본에 편중되어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주요 수출 국가는 일본(68.4%, 79,113천$), 대만(6.7%, 7,769천$), 미국(5.2%, 6,025천$) 순이다. 한마디로 일본을 제외하면 일반 영상물 수출 수준에 불과한 것이다.
한류가 한참일 때의 대만, 동남아, 중국 및 기타 아시아 수출에 비하면 많이 쇠퇴한 것이다.
한류가 쇠퇴한 것에는 이미 여러 가지 진단이 나와 있다. 고비용에 따른 가격상승으로 구매 경쟁력 상실, 진부한 스토리에 따른 감수성 결여, 스타의 영향력 축소가 전방이라면, 후방으로는 저작권시스템 및 파생상품 구현 능력 미비에 따른 파생수요 달성의 한계 등등이 있다.
한마디로 인기가 있자 비싸지고, 비싼 만큼 매력적인 게 없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쇠퇴의 이유 중 후방효과부분은 그렇다 치더라도(후방은 사실 제도와 경험이 순작용으로 전환되어 개선이 가능하다. 제도적 장치가 쉬운 것은 아니지만 해결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 전방부분은 여전히 답보상태를 가지고 있다.
하나. 고비용에 따른 가격 상승 환율 올랐다. 미친 듯이..
다행이 이 부분은 조금 개선이 될 가능성이 있다. 특히, 최근 환율의 급상승은 물리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게 해주는 계기가 되는 듯하다. 물론, 바람직한 형태는 아니지만 어찌하건 환율 덕을 볼 수 있다. 또한, 제작사 및 매니지먼트사들의 자정 노력도 일정부분 있으니 개선의 조심이 있다.
그러나 아직도 한류표방 드라마 기획이 있다는 것은 바보스럽다. 드라마도 창의적 바탕의 산물이다. 그런데 마치 제조 기성품처럼 생각하고 생산시장과 소비시장을 구분하는 한류표방 드라마 기획은 멍청하기까지 하다. 대중문화란 생산시장과 소비시장이 1차적으로 같다는 전제가 되어야 한다.
문화는 파급력이기 때문이다. 1차 파급력이 있으면, 2차 3차 파급력을 확보하는 것이다. 그런데 생산과 소비를 분리하는 듯 한 기획은 기초시장을 포기하고 위험한 투자를 진행하는 멍청함을 가질 수밖에 없다. 우선 벌수 있는데서 벌어야 한다. 그래야 힘이 생긴다.
둘, 진부함 ‘수출용과 내수용’구분하는 무지한 센스.
문화상품의 최고의 적은 진부함이 모든 것이다. 이유는 없다. 진부하면 그 생명력은 없다고 말할 수 있는 곳이 문화상품시장이다.
그런데 최근 우리 드라마는 그렇게 가고 있다.
한국 특유에 감수성과 멜로의 기반이 자극적인 패턴으로 흐르면서 다양한 시도가 없어져 버렸다. 드라마도 수출 상품처럼 내수용은 자극적인 통속극이 수출용은 한류스타를 앞세운 대형드라마 형태로 가버리고 있다.
자동차에 이어 드라마도 내수용과 수출용을 구분해내는 작가적 시각과 기획자들의 눈이란 참 대단하다. 당신들은 수출산업역군이기 전에 창작자이며, 기획자들이다. 스스로의 기반이 어디서 시작되었는지를 무시하는 무지가 가득하다.
창조력이 없는 문화상품은 단품시장의 야동과 별반 차이가 없다. 그냥 그렇게 소비되는 것이다. 단품으로 끝나는 것이 잘못됐다는 것이 아니라 소위 말하는 대중문화상품의 복합체로써 투자와 기획을 하는 그런 내용의 상품이 아니라는 것이다. 더불어 만약 그런 수준으로 성격이 변경된다면 구지 나라가 나서서 이렇게 진흥이니 모니 떠들 이유가 없다. 야동업자가 정부지원을 표방하지는 않는다. 그저 단속을 두려워 할 뿐이다.
셋. 한류스타들의 소심함. ‘박제가 된 한류스타’
우리나라 스타들에게 한류스타라는 이름은 무슨 말기환자의 병인 것 같다. 그 칭호만 일반화되면 숨는다. 전염병도 아닌데 왜 그렇게 작품에 소심해지면서 뒤로 가는지 모르겠다.
물론, 스타란 이미지의 상품인 만큼 잘 못할 것 같으면 그대로 있는 것이 상책일 것이라는 생각 모르는 봐는 아니다. 그러나 그대들은 배우다.
더불어 가끔 시상식장에서 명배우가 되고 싶다는 포부를 말 할 때도 있다. 그런데 지금처럼 해서 과연 명배우가 될 수 있을는지 더불어 너무 장사꾼 같아 보이지는 않을지 생각 좀 해봤으면 한다. 이미지 타령하는 배우들이 CF는 참 잘도 나온다.
왜 우리에게는 배우들이 한류스타만 되면 소심해지는지 아쉽다.
배우란 자신의 나이를 먹듯 작품을 먹어가면서 성장하며, 변해가는 것이다. 근데 우리에게는 박제가 된 스타만 있다. 천재 이상이 말한 ‘박제가 된 천재를 보았나’가 아니라 ‘박제가 된 한류스타를 보았나?’인 것 같다. 그리고 거기에 대한 내 대답은 ‘정말 많이 보고 있다’라는 말이다.
한류에 있어 드라마가 차지하는 비중은 막대하다. 더불어 우리나라 대중문화산업에서 ‘드라마’는 많은 영감과 창의적 아이템들을 무수히 쌓아갈 수 있는 ‘블루오션’이다. 사실 영화는 쉽게 한방하기가 어렵다. 물론, 드라마도 그렇지만 이미 한방을 해본 드라마로써 영화보다는 유리한 입장에 있고 세계를 상대로 맞장은 어떨지 모르지만 아시아에서 충분히 위치를 가지면서 내공을 상승시킬 수 있는 영역이다.
다른 걸출한 것이 나와 힘이 빠졌다면 모를까, 스스로 자중지란으로 빠져가고 있는 현 상태는 빼 아픈 과오인 것이다. 포항제철의 고로가 실수로 폭발하여 일순간 철강제일기업이 사라진다고 생각해보라 얼마나 어처구니없는 사건인가?
무형에서 가치를 창조했던 그 역사적인 것이 사라진다는 것은 후손에게 물려야할 그 무엇을 잡아먹은 것이나 다름없다. 그리고 바로 그런 것이 한국 드라마산업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사)한국문화전략연구소 문화와경제 (http://www.culturenomic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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