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린닥훈씨

20190601

졸린닥 김훈 2019. 6. 1. 10:25

 

남자는 여전히불면하고 있었다.

많이 피곤한 상태에서 신경은 거친 선인장을 머리속에 한가득 한 느낌이었다.

 

‘아직 잠들지 못했습니까’

네..아직 불면입니다.

‘그렇게 잠을 못자면 생활하기가 힘드실텐데’

네 지속적인 불면으로 입안의 생채기가 나아지지 않고 있습니다. 피로한 것 같습니다.

‘언제부터 ...’

글쎄 잘모르겠습니다.

 

남자는 퉁명스러울수 밖에 없는 대답을 이었다가 더 이상 말을 하기 싫은지 입을 침묵 시켰다.

 

‘혹시 제가 좋아한다는 말을 했나요’

불면의 시간이 길어서 저는 잘 못들은 것 같습니다.

‘불쾌하군요. 누군가의 대답을 이렇게 무시하시다니’

 

파란하늘이 보고 싶었다.

밖으로 나갔다.

 

남자는 그냥 길을 나서기로 했다. 여자가 무슨 말을 했는지 기억이 나지 않았다. 어차피 내 생각에 따른 말은 아닐 것이라

 

‘이봐요.. 제가 말을 했잖아요..’

어떤 말을...

‘당신은 계속 맴돌고 있어요..제 주의를 그리고 이곳 주변을 말이죠.. 저와 대화를 하고 싶기는 하시나요’

‘저는 당신과 대화를 하고 싶다구요..그러기 위해 이곳에 온 것이란 말이에요..그게 아니면 왜 제가 이곳까지 와 있겠어요’

 

말을 할 수 없었다.

 

젠장..

그사람은 윤기가 없다.

마른 화분같은 남자다. 그게 왠지 모를 끌림이라 생각했는데..

내가 남자를 알게 된건 그냥 일이었다.

 

‘안녕하세요 박모라 합니다. 이번에 같이 일하게 되었습니다’

알았어요.. 자리는 제 옆에 앉으세요. 말은 가급적 필요한 말만 해주시면 좋게고.. 말은 사실관계를 명확히 해서 전달해 주세요. 그 왜는 그냥 알아서 하세요

남자는 정말 말이 없었다. 대체로 어떤 아이디어를 말하고도 싶을 텐데 아무말이 없었다.

 

‘광고 시안은 이것으로 제안하고자 합니다. 어쩔수 없이 강렬함을 가질 수 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네...어쩔수 없다는 것이 뭐죠..

일단 한번 봐요..

 

크게 울고 있는 남자의 얼굴 뒤에는 희미하게 묘비 한게가 보이는 그림이었다. 그리고 울고있는 남자의 얼굴은 왼손으로 얼굴을 감싸고 있고...오른손은 밑으로 떨어져 있는형태에서 광고주 옷 브랜드가 노출되어 있었다.

 

여자옷 광고 스틸사진을 이런식으로 구성을 하다니..

이게 뭐죠..

‘과하지만 연인의 죽음을 브랜드에서 추억하는 내용입니다.’

과하다...유치할 정도로 과하다.

하지만 남자의 말처럼 어쩔수 없는 강렬함은 있었다. 그래 어쩔수 없는 강렬함...

‘사진 속의 남자는 게이 입니다’

네????

 

... 이걸로 하죠.. 남자는 통념의 끝자락을 항상 가르켰다.

왜이렇게 까지 하는 거죠? 이런식으로 주목 받는게 좋으세요. 다른 사람이 불편해 할 수 도 있잖아요.

‘경계 자체는 감정이 있는 건 아니지 않을까요..어차피 경계일 뿐인데..’

네?

 

남자의 아이디어는 대부분 이런식이었다. 도덕 불감증같은 사진들을 나열하거나, 쓰레기를 나열하며,,, 사회적 명언이나 유명인의 얼굴을 클로우즈업 하는 형태.

 

‘이미지 파괴가 중요한 가 봐요’

 

인지부조화.

 

‘망할자식’

 

 

이럴줄 알았으면 종교를 가지는 게 좋았을수도 있었다. 종교...

신이 있습니까?

 

코믹영화처럼

‘그 신 바빠요. 혼자서 아니 몇 몇이서 이 많은 신자들을 만나고..수원들어주고 할려면 잠도 못잘 걸요’

 

여자의 말처럼 신은 바쁘니까..

젠장..바쁜 신이라니..

 

‘이봐요..이보세요...이런데서 자면 큰일나요’

 

아..잠을 잤구나..

불면의 시간이었는데 잠을 잤구나.

차 한잔 더 주시면 안될까요..

 

‘저 안될 것은 없지만..아저씨... 3시간을 한곳에..차한잔으로 있다는 사실은 알고 있죠?’

 

아..

여자는?

 

‘아저씨..혼자 들어왔어요..여기..혼자들어왔다구요..그리고 밤 11시구요..전 아저씨 때문에 정리도 못하고 퇴근도 못하고...뭐..더 일할수도 있지만..내일 학교 수업이 일찍인데’

 

아..아르바이트 대학생..

 

‘땡...알바 고딩..고삐리’

‘그러니 차 한잔더가 아니라 나가 주시면..저 퇴근도 하고 집에도 가고’

아..부모님이..

‘역시 땡..아저씨..전 나름 비행 고딩이라..부모 그런거 생략한지 오래됐어요..;

‘아저씨 잘 모르나 본데..원례 고딩이 이런 술도 같이 파는 곳에서 알바하면 안되요..뭐..이런 외지고 작은 곳을 누가 단속하는 건 아니지만’

‘뭐..그 덕에 내가 살아갈수 있기는 하지만 말이죠..뭐..’

 

그럼..가야 겠네요..

 

‘근데 아저씨..이런 촌에 뭐하러..에..아니에요...숙소는 어디에요..아니..아니에요..뭐 하여간...차가..없는것 같은데...’

아..차..어디로 갈수 있는 차가 없다.

여자있는 곳에서 그냥 걸어 나왔구나. 그냥 걸어나왔어..이 밤에 별을 보며 걸어야 겠군..

 

‘아.. 꼴 보니..숙박이 필요하시군요... 제가 사는 곳에 민박 할께요...식사는 제공 못하고...5만원...’

‘참고로 이상한 상상 하지 마시구요..’

‘싫음 말구요..이밤에 열심히 걸어가세요..’

 

그래요..5만원...여기...

 

‘아니 6만원...앞에 있는 차 값 까지요...’

 

아..6만원..여기.. 어차피 불면한데 민박을 잡게 되었다. 고딩이 운영하는 조식을 제공하지 않는 5만원 숙박비의 민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