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김수현 드라마에 보여지는 김수현식 유머?!

졸린닥 김훈 2011. 11. 18. 18:15

열혈마왕격의 김수현 드라마에는 유머가 있을까?


음.. 사실 그렇게 유머스런 유머는 좀 없다. 해학과 유머가 가장 최상의 어법이라고 생각한다면 김수현 드라마에서 보여지는 것은 유머나 해학은 없다. 진지할 뿐.. 이분의 드라마는 진지하다. 상당히... ...


그럼에도 이분의 드라마에서 가끔식 유머를 발견한다. 그냥 문득 빵터진다고나 할까..

일단, 우리집에서 가끔씩 반복하며 웃는 김수현드라마 유머가 하나 있다.


<인생은 아름다워>에 나온 대사다..


'내 블루베리티 어디 있지?' 우리 부부는 가끔 이 대사를 하면서 웃는다.


내용은 이렇다. 아버지역의 김영철씨가 주방에 들어와 어머니역의 김해숙씨에게 자신의 차를 찾으면서 하는 말이다. 뭐..이 대사가 대단할 것은 없다. 그러나 보통의 상식 혹은 습관에 따른 것을 보면 좀 재미있다.


그 장면은 부인이 커피(?)인가를 한잔하고 있는 장면이다. 그러면서 차를 한잔 권하자 남편은 '내 블루베리티'를 찾는다.


대한민국 남자중 블루베리티를 찾는 남자가 몇이나 될까하는 생각과 보통 녹차 홍차 커피 등등을 말하는 것에서 지나치게 이국적인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그 당시 김영철씨의 배역은 상당히 일반적인 아버지상이었다. 그런 남자 입에서 '블루베리티'라는 말은 왠지 낯선느낌이 들면서 웃겼다. 더불어 구지 '티'라고 하는 표현도 웃겼다. '차'라는 표현을 쓸수도 있는데..더불어 이런 장면을 넣은 것도 좀 웃기고..물론 모.. 그당시 제주도 블루베리에 대한 PPL일수도 있다.


사실 김수현 드라마에는 '차'라는 표현보다는 '티'라는 표현을 많이 쓴다. 물론, 외국 '티'명과 함께... ...


소위 말하는 상황에 대한 고정관념에서 어긋나는 표현이 김수현 드라마에는 종종 있다. 수더분한 시골 아버지 입에서 나온 '블루베리티'...  사실 일반적인 느낌은 아니다. 그냥 '난 홍차를...이거나 녹차 어딨지'였다면 그냥 넘어갔을 법한데... ...


이번 <천일의 약속>에서도 이런 장면이 있다. 다름아닌 김래원집 집안일을 도와주는 이모의 모습이다.


극중에 나오는 이모는 기존 집안일 돕거나 하는 분들에 대한 일반적 상식과는 완전히 다르다.

가장 먼저 나를 웃게한 것은 '고흐'전집을 읽고난 후에 '융'을 읽을 예정이라는 대사다. 더불어 그 대사를 듣고 있는 언니의 표정도 웃겼다. 마치 이건 뭐지..이런 표정이었다. 남편 임채무도 웃으며 대사를 했었다. 물론, 모 그럴수 있지만 집안일 돕는 분치고는 상당히 이체로운 자격설정이었다.


그리고 그 다음은 유창한 영어구사 혹은 영어공부였다. 전화로 외국인과 영어 통화 및 교육을 하는 장면은 기존의 식모나 집안일 도와주는 분 역할의 모습과는 완전히 다른 내용이다.


나는 이런 모습에 종종 웃는다.


사실 <천일의 약속>에는 웃어야할 타이밍이나 인물이 드물다. 물론, 수애의 사촌언니 내외의 모습이 있지만 그 배역은 다분히 의도된 설정이다. 따라서 전혀 예상밖의 웃음 코드는 바로 이 집안일 도와주는 '김래원' 입장에서의 '이모'배역의 모습이다.


기존의 집안일 전문 배역과는 교육 및 지적 수준차를 보여주고 있다.


별거 아니지만 난 이 약간 어울리지 않는 코드가 웃기다. 어쩌면 이런게 김수현식 유머가 아닌가 하는 생각도 종종든다. 정말 이런 설정이 안 어색한가 하는 것이 김수현 드라마에는 꼭 있다. 그런데 그냥 넘어간다. 난 사실 이런 모습에 웃고 있다.


치밀한 구성과 설정에 뛰어난 김수현 작가의 이런 설정은 다분히 의도된 뭐가 있을 것 같다.


혹 이게 김수현식 유머인가?  그런 생각을 하면서 말이다.


마치, 가사도우미계의 이단아를 보는 듯하다.


**졸린닥 김훈..총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