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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작가전쟁 '김영현' vs '김도우' 수목극 쟁탈전

by 졸린닥 김훈 2011. 11. 12.

현재 수목극이 엄청난 시청률 경쟁을 하고 있다. 물론, 언뜻보기에는 <뿌리나무>의 앞승으로 보이지만 드라마 하나하나보면 나름 작가들의 치열한 경쟁이 눈에 보인다.


우선 1위는 사극의 새로움을 만드는 작가 '김영현'


'김영현'작가는 한마디로 사극에 현대적인 문법과 소재확장을 보여주고 있는 작가다. 대장금을 시작으로 김작가가 보여주는 사극 영역의 미묘한 파괴와 발전은 소재의 전환, 여성성의 극대화, 현대적 감성의 이입이라는 다양한 스펙트럼을 보여왔다. 가장 최신작인 <선덕여왕>은 그간 사극에서 제외되었던 여성성을 핵심으로한 지도자 상을 보여줌으로써 사극이 가장 극명하게 차지하고 있던 지도자 상마저 확장시키는 힘을 보여주었다. 물론, <선덕여왕>이 실화기에 그게 어떤 의미냐고 할 수 있겠지만, 중요한 것은 여성성이 그대로 스며있다는 점이다. 그러니까, 여성성을 제거한 지도자의 모습이 아닌 여성성을 그대로 간직한 지도자를 사극에 투영한 것이다.


그리고 이번에 보여주는 '김영현'의 사극 <뿌리깊은 나무>는 배역의 편견을 극복하고 있다. 물론, 이미 이런 작업은 <성스>에서 어느정도 극복되어 있었다. 이런 것을 바탕으로 중후한 사극적 배우모습이 아닌 '꽃미남' 또는 '히스테릭한 군주'를 보여줌으로써 인간적인 이면과 현대적 문법의 배역을 김영현 작가도 이입하기 시작한 것이다.


작가는 사극의 현대적 혼합과 감성의 현시대화를 지속적으로 보여주면서 특이한 소재 속에 퓨전사극이 아닌 정통사극 흐름속에 진화되는 사극의 모습을 지속적으로 창출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차용은 꾸준히 시청자의 선택을 받았다. 역시 이번에도 대박 조짐을 보이고 있다.


특히, 사극에 장르의 법칙을 일부 차용하면서 사극의 또다른 묘미를 창출했다. '똘복'을 중심으로 보여주는 서스펜스한 정서는 기존의 사극이 보여준 긴장감과는 또다른 형태의 모습으로 거의 영화 장르의 법칙을 느끼게 한다.


뒤 늦게 뛰어 든 주체적 여성의 시각을 만드는 '김도우'


'김도우'작가의 기본은 여성에 있다. 그러나 작가가 중시하는 모습은 좌절하거나 기대고 있는 멜로 드라마 같은 여성이 아닌 스스로 일어나는 혹은 일어나야하는 성장기를 주요한 테마로 하고 있다. <눈사람>에서 시작된 여성의 성장기는 이제 <내 이름은 김삼순>을 거쳐 건조하게 말라 버린 <나도 꽃>까지 진화해 왔다. 중간에 보인 <여우야 뭐하니> 역시 기대지 않고 홀로 결정하려하는 자존적인 시각이 배어있다.


다만, '김도우'작가는 이런 여성 성장기를 극렬한 페미니즘에 기대어 전투적인 모습을 취하기 보다는 생활에 기대어 일상에서 나오는 좌절을 통해 극복하는 모습을 방법론으로 보여준다. 이를테면 대중성이라는 시각에서 그녀가 택하는 방향은 좀더 친절하며 대중 친화적인 방법이다. 더불어 이러한 방법을 통해 극렬한 운동보다 더 많은 대중에게 혹은 남성 및 여성들에게 이야기를 전달하는데 성공하고 있다.


그리고 로멘틱 코미디 혹은 코믹멜로을 쓰면서 이야기의 숨은 뜻을 내면에 던저 숨긴다. 물론, 주인공의 독백 등을 통해 감성의 정점을 찍기도 한다. 하여간, 작가가 보여주는 세계관은 여성이며 그리고 여성의 적들이다. 다만, 그 시선이 독선적이지 않고 가능하면 함께 갈 수 있는 길을 모색하려한다. 물론, 그 속에 기존의 멜로와 같이 남자에게 기대는 것이 아닌 스스로 강해지거나 스스로 선택하는 모습이 일관된다.


대사 속에 예를 들면  택시기사 '삼순이라는 이름만 아니면 되지'... 하자..삼순이가 목청높이 엉엉우는 모습 등등..

사실, 이 장면은 상당히 숙명적인 아픔이다. 코믹하지만, 코믹적 대상이 가지는 슬픔은 상당한 것이다.


이번에 들고 온 <나도 꽃> 역시 제목이 주는 느낌에서 주체적이다. 꽃에 대한 의미가 있으며, 여기에 나역시 존재한다는 어쩌면 자기 주장같은 제목이자, 무시와 편견으로 부터 스스로를 지키겠다는 의지를 표명하는 듯한 제목이다. '김도우'작가의 세계관이 한 눈에 보이는 제목이라 하겠다.


이 뚜렷한 개성의 두 작가가 현재 수목극에서 만났다. 더불어 작품모두 재미있다. 다만, 동시간대 경쟁이기에 한쪽의 시청률이 한쪽을 엄청나게 누르고 있는 형태이지 따로 편성이 되었다면 충분히 둘다 이름값을 할 만한 드라마의 힘이 있다.


물론, 아직 끝나지 않았기에 두 작가의 경쟁은 시작점이다. 특히, 두 작품의 종영시점에서 오는 시청률 이동이 얼마나 있을까가 궁금하다. <나도 꽃>이 튼튼한 모습을 잘 유지한다면, <뿌리나무>의 종영 후 충분히 시청자의 시선을 잡아올 만하다. 그리고 그렇게 된다면, MBC는 그간 내준 수목극의 흐름을 잡을 수 있는 한번의 기회를 후속작을 통해 잡을 수 있다. 물론, <뿌리나무>의 후속작이 좋다면 어렵겠지만, <나도 꽃> 흐름 상 이를 이기려면 상당히 좋은 작품이 올라와야 할 것이다.


사실, 지금의 수목극 전쟁은 <뿌리나무>의 완승이자, 대승이 될 것이다. 시청자의 시선은 이미 <뿌리나무>에 고정되어 있고 시청률은 20%를 넘어 좀더 멀리 갈 조짐이 보인다. 거기다 중간에 <영광의 재인>이 일정부분 시청률을 잡고 있기에 '김도우' 작가의 <나도, 꽃>이 자리할 여지는 무척 비좁다.


그러나 현재는 어렵지만 차기작에서 시간대 흐름을 돌리기에 <나도, 꽃>의 현 모습은 좋다. 따라서 지금이 아닌 차기작의 기회몰이에 충분히 역활을 할 수 있는 상태며, 그 시점은 <뿌리나무>의 종영시점이자 <나도, 꽃>의 극중 후반부가 될 것이다. 은근히 그 시점에서 이 두 드라마 어떻게 스스로의 힘을 보여줄 지 기대된다.


물론, 정확히는 <뿌리나무>가 아니라 <나도, 꽃>이 얼마나 반전을 보여줄 수 있느냐일 것이다. 


추신. <영광의 재인>은 이미 기본을 하고 있기에 두 작품과는 좀 다른 시선이 존재한다. 그래서 이번 이야기에서는 언급이 없었던 것이다. 못해서 언급을 안한게 아니다.


졸린닥...이만 총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