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크릿 가든>은 나름 한국 멜로의 진화를 보여준다. 기본적인 애상과 함께 행복이라는 해피엔딩을 골고루 갖추었다.
이 드라마에서 보여주는 동화는 무엇인가. 이미 드라마 속 종종 나타나는 '인어공주' 사랑에 빠지면 거품으로 사라지는 슬픈 이야기.. 이 드라마가 인기를 끄는 가장 중요한 요인이며 드라마가 가지는 불안한 요소를 제공한다. 그리고 이 불안은 시청자들의 관심과 애정을 이끌며 사람의 감정을 잡고 있다.
멜로라인의 바탕을 '인어공주'가 만들어 준 것이다. 사실, '인어공주'처럼 멜로드라마의 요소를 가진 것은 드물다. 그것도 기억에 가득한 ...
사랑을 하는데 모든 것을 던져 거품으로 사라진다. 사랑에 자신의 운명을 던지는 것처럼 슬픈 멜로는 어디에도 없다. 그런 요소를 <시크릿 가든>은 기본 바탕에 두며 드라마의 힘을 만들었다. 그리고 그 주제가 되어버린 배경음악 '그여자'는 '백지영'에게서 만들어진 감성을 '현빈'의 고백처럼 소화시키며 '인어공주'에서 모티브된 <시크릿 가든>의 운명적 슬픔을 완성시켜주었다.
'인어공주'의 완벽한 드라마틱이 <시크릿 가든>에서 만들어진 것이다.
다만, 우리는 슬픈 것에서 만족할 수 없었기에 이루어지는 사랑으로 '해피엔딩'을 기대하고 있다. 이것은 한국적 멜로의 특징이라 할 수 있다. 그러니까 슬펐지만 그래도 우리의 사랑은 혹은 내가 바라던 사랑의 모습은 이루어졌다.
<시크릿 가든>은 이런 맥락을 보여주는 흐름이다. 그리고 또다른 동화 '신데렐라' 문득, 너무나 다른 사람의 사랑을 무작정 받아버리는 이야기...'주원씨'의 말처럼 꿈도 못 꿀 '지도층과의 사랑을' '길라임'은 받았다. 역경은 있었지만 결국 그들의 신분적 다름과 반대는 사랑으로 극복하고 행복하게 살게 되었다.
<시크릿 가든>은 이 단순한 동화에 '인어공주'의 슬픈 그림과 '영혼이 바뀌는' 판타지를 넣어 그들의 역경을 코믹하면서도 애잔하게 만들었다. 작가는 여러 동화적 상상을 섞으며 드라마 <시크릿 가든>의 운명적인 사랑을 멜로적 감수성으로 완성시킨 것이다.
이런 것이 없었다면 <시크릿 가든>은 재탕 삼탕의 '신데렐라'이야기에 지나지 않았을 것을 작가는 멋지게 여심을 잡는 이야기를 만든 것이다. 그리고 두 배우 '현빈'과 '하지원'은 동화 속 주인공의 낯설어 하면서도 당황하며 진지해 하는 모습을 내면화 시켜주었다. 스스로의 개성을 잘 버무리면서 말이다.
이 드라마의 백미는 사실 '주원씨'의 '길라임'을 사랑하게 된 이유다.
"난 댁이 얼떨떨하고 신기해....자꾸 생각나게 생긴 그여자... "
그리고 현빈의 "그 남자"로 김주원의 사랑은 정점을 달려준다. 이 대사는 현빈이기에 가장 딱 맞는 말이 아닐까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간 현빈이 만든 캐릭터... '아일랜드' '김삼순' 에서 보여준 그 현빈이 이번에는 맹목적인 사랑에 빠진것이다...
하지원은 이미 원톱이 되는 여배우로 이번 드라마에서는 '러브레터'의 '후지이 이츠키(나카야마 미호)'를 생각나게 하면서 그녀의 슬펐던 사랑을 이 드라마에서 느끼게 했다. 공교롭게도 이 드라마는 '러브레터'처럼 흰눈이 많이 보이는 겨울이다. 그녀의 숏컷은 충분히 매력적이고 '화낼때도 이뻐보이는' 길라임 이었다.
<시크릿 가든>은 모티브에서 스토리 그리고 음악, 배우 등등이 완벽하게 조합되면서 최고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물론, 이제 끝나는 드라마인 것이 아쉬울 따름이다.
더불어 주변부가 보여주는 사랑의 감수성도 훌륭한 모습이었다. 오스카와 임감독, 윤슬, 썬이 보여주는 또다른 사랑들의 방식과 언어도 사실 무척이나 드라마틱한 속 앎이를 보여준다. <시크릿 가든>은 사랑에 대한 종합선물상자 같은 느낌이다.
한국드라마가 보여주는 멜로의 감수성이 오랜만에 정점이 되어 나왔다. 마치 <겨울연가>가 보여준 슬픔과 사랑이 조화롭게 이루어진 것처럼 말이다. 작가는 한건했다. <겨울연가>에 욘사마와 지우히메가 있었다면, <시크릿 가든>은 주원씨와 길라임이 또다른 방식의 슬픈지만 행복해 하는 멜로를 완성시킨 것이다. 멋지게..
개인적으로 노래가사중 가장 이 드라마에 맞는 부분이 있다면 이 부분이다..
"이 바보같은 사랑, 이 거지같은 사랑 계속해야 니가 나를 사랑하겠니..."
추신. 이 드라마는 많은 이야기의 감성적 차용이 잘 이루어졌다. 동화와 영화 등등 보통 이런 차용이 지나치면 이상한 스토리가 나오는 법인데 작가는 그 선을 무작정이라는 혹은 이유없음이라는 단서를 통해 멋지게 소화시켜버렸다. 드라마를 논리적으로 쓰지 않고 감성적으로 쓰면서 좋은 멜로를 만들었다.
<겨울연가>를 이어볼만한 멜로 드라마가 나온 것 같다. <시크릿가든>!
**졸린닥 김훈..총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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