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49일> 드라마의 또다른 상상, 관습의 현대적 차용

졸린닥 김훈 2011. 4. 7. 16:57

드라마 <49일>이 절찬리 방영중이다. 배역도 좋고 절치부심의 한연기하는 이요원과 이상하게 한방 못하는 조현재, 멋진남자 배수빈 물론, 여기서는 나쁜남자다(그는 나쁘지만 잘생겼기에 나쁜놈이 될수없단다.. 우리 부인님 말씀을 빌자면 말이다.), 그리고 화려하고 이쁜 서지혜, 끝으로 연기 좀 배우고 온 남규리....아 정일우가 빠지면 안 된다. 정일우는 잘성장하고 있다. 그는 멋지다. 다만, 스케줄러라는 좀 어색한 표현이 부적응을 일으킬 뿐 그냥 저승사자라 하면 좀 폼이 안난다고 생각했는지 아니면 젊은 층에게 저승사자는 호환 마마같은 사자로 여겨지는 것이 두려워했는지 스케줄러라는 이상한 명칭을 만들었다. 모 작가 마음이니까...

 

하여간 이 드라마는 젊은 그러나 아직 한방을 못한 배우들이 줄기차게 나온다. 아 이요원 빼고... 이요원은 그래도 특A급 여배우다...

 

이 드라마의 매력은 이렇게 살짝 쟁쟁한 배우들의 경쟁장이 되어 있다. 그리고 또하나는 대박을 만들어 본 <찬란한유산>의 소현경 작가의 작품이라는 것이다. 대박을 처본 만큼 대중의 요구를 적절히 아는 작가라 할 수 있다.

 

이번에 작가가 들고 나온 것은 판타지다. 이미 <시크릿가든>으로 판타지의 대박은 만들어져 잘해야 중박이지만 그래도 나름 작가는 작가 개성을 잘 만들어 드라마 <49일>을 진행하고 있다.

 

<49일>은 무엇인가. 원래 불교권에서 장례의식중에 하나인 기간이다. 물론, 지금 이것을 행하는 현대적 가정은 거의 없다. 그렇다고 아예 무시하는 형태도 아니다. 아직은 의식에 남아서 ‘49제’로 이야기된다.

 

‘49제’란 사람이 죽어 혼으로 빠져나가기까지의 기간을 말한다. 이 기간 동안 살아있을때의 공덕에 따라 다음생이 결정된다고 한다. 그러니까 죽은자에게 아주 중요한 시기다. 다음생을 결정하는 그런 것이다. 더불어 산자에게는 죽은자와 관계를 구분하는 기간인 것이다. 더 자세한 것은 한국 최고의 잡학다식가 ‘지식인’에게 물어보면 된다.

 

하여간 작가는 이러한 관습을 현재에 차용하며 드라마의 한국적 판타지를 보여주고 있다. 사실 ‘신지현’에게 49일의 중요성은 다시 환생이 가능한 시간으로 인식되는 중요한 기간이다. 49제도 환생은 아니지만 다음 생을 가늠하는 기간으로 그 중요성은 별반 차이가 없다. 그러니까 죽은자의 그 다음을 결정하는 것이다.

 

판타지하면 우리는 서양의 마법과 같은 그런 것을 생각한다. 우리의 서구적 문화가 그런 인식을 강하게 만들었다. 판타지라는 용어자체도 그렇고 그런데 작가 소현경은 이러한 판타지의 개념을 우리현실에서 가져와 드라마화시키고 있다. 막장이 날라 다니는 현재의 드라마 환경에서 박수치고 싶은 작가의 아이디어다.

 

<49일>이 그럼 재미있느냐? 원초적인 질문이다. 대중문화는 결국 대중에게 결정됨으로 인해 대중적 재미가 없다면 노력은 그냥 노력에 지나지 않는다. 물론, 미래가치가 없는 것은 아니다. 다만, 현재의 상황에서는 약하게 평가될 수 있다는 것이다. 어찌하건 <49일>이 재미있느냐....

 

보는 나는 재미있다. 이요원의 두 사람 연기는 그녀가 왜 힘있는 배우인지를 느끼게 해준다. 특히, 밝고 어두움을 통해 극명하게 다른 두 사람을 표현하는 힘은 역시 좋은 여배우라는 인상을 준다. 더불어 배수빈도 이름값을 하고 말이다. 이야기 구조에 있어서도 흥미를 지속적으로 유발하고 있다. 특히, 스케줄러의 어떤 사연과 송이경의 어떤 사연이 무엇인지 궁금해진다. 더불어 신지현의 반격이 무엇일지도 나름 궁금하다. 그래서 난 나름 재미있다.

 

근데 시청률은 10% 대 근방이다. 그래 됐다라고 말할 만한 시청률인 15%대에 한참 모자라다. 이유가 몰까? 옆집 <로얄>가 좋아서? <로얄>가 나름 시청자 호응을 좀더 받고는 있지만 자리를 잡고 있다 말할 상태는 아니다. 13%대 시청률로 여전히 모자라다. 그럼 무엇이 <49일>을 못나가게 하는가? 아... 남규리...그녀는 나름 할만큼 한다. <인생은 아름다워>를 통해 그녀의 연기는 나름 발전했다. 욕먹을 처지는 그래도 피했다.

 

그럼 왜? ...

 

생각보다 스토리 진행이 늦다. 7회가 지나간 상황에서 드라마 전체적인 스토리 인식이 아직 안되고 있다. 20부작 드라마에서 7회가 넘어갔지만 아직 나온 주인공들의 관계설정이나 주변부 사람들에 대한 교통정리가 아직도 진행 중이다. 그러다보니 스토리의 명확한 흐름을 잡기가 어렵다. 그래서 이도저도 시청자 잡기가 어렵다. 그러니까 아직 드라마의 밑바탕을 만드는 중이다보니 스토리의 중요한 맥이 눈에 안보이기에 드라마는 힘이 약하다. 근데 이러다 후다닥 지나가버릴 수도 있어 좀 위태위태해질 수도 있다.

 

좀 잘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이유는 아이디어 발굴이 이루어진 드라마에 대한 애정이랄까.... 그러니까 생각해보건데 드라마는 49제에서 산자와 죽은자의 관계와 다음 생에 대한 생각들을 작가는 <49일>에 그대로 담고있다. 살았을때의 관계와 죽었을때의 관계 그리고 환생에 과정을 통해 어떤 에피소드들 담아 생에 대한 가치를 끌어내려고 하는 그런 느낌이다.

 

이것은 겉으로는 유치스러운 모습일수도 있지만 생의 가치를 건드려보겠다는 의도가 아닌가. 나름 작가적인 의도가 폼나 보인다. 그리고 기존의 사장되어가는 관습을 아이디어로 차용하여 드라마화하는 노력을 보여주는 작가에게 박수를 치고 싶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면 한국 드라마 전체가 좀더 다양화되고 굳건해질 것이다. 요즘의 통속난무는 정말 징하다. 죄다 ‘나쁜년’ 천지다.... 최근 드라마는 여자비하시리즈를 보는 듯하다.

 

<49일>이 어떻게 좀 잘되면 안 될까.....

 

**졸린닥김훈..총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