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이혼에 관한 두 가지 시선 <나는전설이다> <이웃집웬수>

졸린닥 김훈 2010. 9. 2. 10:46

돌아온 두 언니들이 최근 두 드라마에서 활약을 펼치고 있다. 먼저 유호정씨가 <이웃집웬수>를 통해 연약한 듯 하면서도 조금씩 경제적 성장과 자아를 키워가는 모습으로 시청자들의 시선을 잡아왔다. 그리고 얼마전 시작한 <나는 전설이다>의 김정은씨도 씩씩한 이혼녀를 통해 자신의 꿈과 희망을 스스로 만들어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물론, 호의적인 반응을 보이며 자신의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다.

 

공통점

 

이 두 드라마에는 공통된 소재가 있다. 하나는 이혼에 대처하는 이혼녀들의 모습이며, 또다른 하나는 희망적인 성장기를 내포하고 있다.

 

우선 <이웃집웬수>를 보면, 둘째 아이의 죽음으로 무너진 가족관계를 회복하지 못한 체 이혼으로 이어진다. 그리고 이러한 이혼과정을 통해 서로에 대한 불만과 불신이 드러나고 재혼이라는 또다른 인생의 출발을 시발점으로 화해와 용서를 보여주면서 자신들의 성장기를 보여주고 있다.

 

비단 이 성장기는 이혼녀에 대한 이야기뿐만 아니라 이혼남의 성장기이기도 하다. 서로가 재혼이라는 과정을 통해 서로가 부족했던 점에 대한 인정과 더 나은 행복을 위한 인성적 성장을 보여준다. 더불어 이 과정에서 이혼녀의 경제적 자립과 자기성장이라는 모습을 투영하며 인간적 감성을 극대화하고 있다.

 

한마디로 이 드라마는 이혼과 재혼이라는 과정 속에 성장하는 인간성과 관계의 대안을 보여주고 있는 휴머니즘 가득한 드라마로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나는 전설이다>는 앞에 드라마가 일상적인 부분에서 출발했다면, 이 드라마는 사회성에서 출발한다. 개인적 행복보다는 사회적 평판과 모양을 찾아 결혼한 '전설희'의 진정한 행복에 대한 물음이 이 드라마의 시작점이다.

 

좋은 환경과 물질적 능력이 있으면서도 친동생을 살릴 수 없는 환경에 처해있다는 사실에 개인적 각성이 일어나고 '전설희'는 친동생을 위해 그리고 자신의 순수한 행복을 위해 이혼을 택한다.

 

이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말하는 세태에 대한 반론이며, 순수성에 대한 회복을 주장하는 것이다.

 

여기서 드라마는 '마돈나밴드'라는 트렌드 요소를 첨가하여 '전설희'의 개인적 꿈과 도전의 길을 만들어 주었다. 물론, 앞으로 '전설희'의 도전과 행복 찾기가 어떻게 전개될지는 모르지만 중요한 것은 물질적인 세태에 대한 각성이 담겨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각성을 통해 자기 성장을 꿈꾸고 있다.

 

결국 두 드라마는 이혼을 통한 자기 성장이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결혼이라는 인생의 정점을 오히려 출발점으로 하면서 자신의 자아 찾기와 행복에 대한 물음을 던져보는 것이다. <이웃집웬수>가 일상성에서 이혼을 말한다면, <나는 전설이다>는 사회적인 세태에서 이혼을 말하고 있다.

 

다른점

 

두 드라마의 출발점은 같지만, 개인적 의미는 다르다. <웬수>는 결국 개인적인 행복에 대한 이야기로 이야기의 흐름을 가져간다. 한 사람의 인격적 성장과 흐름을 통해 이혼 후에 대한 성장모습을 성장통과 함께 보여주고 있다.

 

즉, 휴머니즘을 바탕으로 감성적인 교차를 통해 이해와 화해를 주선하고 있다. 거의 개인적인 과정을 통해 경제적 독립과 자아의 성장을 말해준다. 그리고 재혼이라는 과정을 자연스러운 모습으로 등장시켜 보다 현실에 가까운 이혼 후의 모습을 말해주고 있다.

 

<이웃집웬수>는 가까운 우리의 일상 속에 이혼과 재혼 그리고 그에 따르는 갈등을 비교적 현실감 있게 말하면서 시청자와 감성적 이해영역을 넓히고 있는 수작이다.

 

이에 비해 <나는 전설이다>는 사회적 흐름과 함께 대결적인 구도를 가지고 있다. 이혼과정에서도 나타나듯 상대에 대한 대립을 통해 이야기의 전개를 만들고 있다. 물론, 최후의 마지막 선을 지키기는 했지만, 대결을 통한 승자와 패자를 보여주고 있다.

 

특히, 배경이 되는 직업군인 변호사라는 직업군은 승패가 중요한 내용으로 이 드라마가 가지는 성격을 대변한다. 즉, 강자와 약자의 모습 속에 정의를 실현해보고 싶은 마음이 이 드라마에는 담겨있고 이혼역시 개인적인 감성보다는 사회적인 부조리에 연결하여 말을 하고자 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부조리를 극복하면서 성장해가는 '전설희'와 그의 친구들을 통해 이혼보다는 행복한 '결혼'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사회적인 시선의 결혼이 아닌 사랑과 행복이 가득한 '결혼'이란 어떤 것인지를 말하고자 하는 의도가 <나는 전설이다>에 있다.

 

언뜻보면 두 드라마의 이혼이 같은 듯 하지만, <이웃집웬수>가 이혼과 재혼의 과정을 통한 인간의 성장기라면 <나는 전설이다>는 이혼을 통해 행복한 결혼의 조건을 이혼 후 성장기를 통해 접근하고 있다.

 

두 드라마는 이렇듯 이혼에 대한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두 드라마 모두 좋은 반응과 화재성을 보여주면서 시청자에게 안착했거나 하고 있다. 더불어 중요한 한 가지는 '이혼'에 대한 우리 사회적 성숙도가 높아졌다는 것이다.

 

예전에 '이혼'은 불행의 전주곡이었다. 대부분의 드라마가 '이혼'으로 불행의 낭떠러지를 맛본다. 그러나 이 두 드라마는 '이혼'을 통해 행복의 과정을 재발견하면서 여러 인생사 중에 하나로 '이혼'을 다루고 있다. 방향은 다르지만 둘 다 인간적 성장에 대한 긍정적인 시선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