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무엇을 상상하든 그것은 죽음이 아닌 생명이라고 생각했다.
환희처럼 밀려드는 욕구와 굼주림 속에서도 솟아오르는 식욕
결핍에서 가장 큰 희망을 만들듯 인간은 결국 생명에 대한 존경과 욕망인 것이다 라고 믿어왔다.
나이가 마흔이 넘어가고 젊은날의 기억따위는 아무렇지않게 던져도 좋겠다
그런생각을 종종했었다.
지나간 과거에 나의 기억을 채우지 않으며 먼지날리는 마른땅이지만
이 마른땅에 서 있음을 좋아했다.
수년전 그러니까 내 나이 청춘이라 믿었던 겁었던 시절
속절없이 떠나버린 무정한 친구놈을 사랑했었던 것 같았다.
어쩌면 난 그때 그게 남자이건 여자이건 상관없는 그런 사람이었을지도 모른다
그게 무엇이든
그리고 더 내려가 또 10년으로 내려가면
나의 충격적인 사랑은 서글펐다.
그녀는 항상 거기에 있어야 했다고 믿었는데 그러지 못했고
믿겨지지 않는 젊은 술꾼들의 허풍에 시달리는 사람이 되어 버렸다.
그때 나는 존망하지 못했다.
난 건조해졌다.
덕장의 명태처럼 찬바람 불었고 그리고 건조되었다.
눈이오고 비가오고 먼지가 날리고 그렇게 시간이 흘러흘러
눈은 멍해지고 정신은 비어지며 섞지도 못한체 건조해졌다.
딱딱한 피부는 망치로 내리처도 쉽게 흐물거리지 못했으며
살은 부서져야 했다.
기억이 비었어도 몸은 부서져야 했던 것이다.
다시 그 시간에서 지금의 시간이 되었다.
얼마나 나는 변해있을까..
사람을 원망하고 비난하고 초라해지고 평화롭지 못해져 버렸다.
난 건조하나 감성이 없었기에 평화로웠다.
우당을 사랑했던것은 그의 어려움이 아니었다.
그의 외로움과 그리움 그리고 말라버린체 부서지면서도 존재했던 열망이었다.
그래서 난 욕망이 없음을 생각하며 그를 사랑했었다. 한줄의 책도 소유하지 않은체 그를 사랑했었다
먼 하늘 먼 바다 그리고 더 멀어진 생각
나는 여기에 있는데 그는 거기에 있다.
군시절 나프탈린을 입속에 처 너으며 이러면 죽겠지 했다.
기억이 사라지면 고통도 없고 졸렬한 비극도 사라지려니 했다.
하지만 살았다.
그리고 주체할수없는 생명에 나는 즐거웠다.
나는 존재한다는 것의 의미가
시작점이라는 것을 알게했으며 사는 것은 즐거운 환상이었다.
말라버린 걸래덩어리를 조각상 처다보며
그래도 즐거웠다.
그것은 건조되었기에 생각이 없기에 멍해졌기에 상관이 없다.
알수도 없고 알길도 없다
나는 여기에 있는데 그대는 거기에 있는 건지
왜 같이 있을 수 없으며 아득한지를 말이다.
그냥 나는 여전히 총총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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