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한국 드라마 산업의 오해와 진실2 : 드라마 완전사전제작제의 어려움

졸린닥 김훈 2009. 10. 1. 11:29

그러니까 가끔 한국드라마 위기를 말하며 이 위기를 돌파하기위해서는 완전사전제작제가 정착되어야 한다는 말을 종종 한다. 아니 대부분의 사람들이 완전사전제작제를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나는 좀 다르다. 완전사전제작제가 이론상 훌륭한 방법론인 것은 확실하지만 한국의 드라마제작환경과 한국드라마가 아시아지역에서 인기를 가질 수 있었던 이유를 생각해보면 과연 완전사전제작제가 우리 현실에 적합한지 그리고 그게 과연 한국드라마의 강점을 강화시킬 수 있는 것인지 의문이 된다.

 

한국드라마의 강점을 잠시 생각해보자.. 물론, 이것을 보편화 시킬 수는 없지만 나름 드라마를 봐라본 사람으로서 생각하는 개인적인 영역이다.

 

우선 하나는 한국 드라마의 대중성이다. 우리나라 드라마는 대중적인 호불호에 즉각적인 반응을 보여주고 있다. 그래서 대중적 감성을 즉각적으로 발현하여 대중들이 원하는 어떤 감성을 강화시키는 제작형태를 취하고 있다. 여기에 대표적인 드라마들은 너무나 많다. 줄거리가 변형되고 원래 강조된 주인공 영역이 줄고 조연급이 주연화되는 그런 현상은 비일비재한 곳이 한국드라마다 물론, 이는 쪽대본으로 그때그때 제작하던 몹쓸 관행에서 출발했지만 이러한 탄력적인 대본능력은 드라마의 대중성을 강화시킨 강점으로 작용했고 이것이 한국드라마의 중요한 강점 중에 하나인 것이다.

 

물론, 비웃고 싶은 사람들도 많겠지만 약점을 강점으로 이해할 수 있어야 하며, 오히려 난 이 부분을 시스템화한다면 쪽대본의 병패를 줄이면서도 제작 부담을 경감을 시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 마치 일본 애니메이션이 단가를 줄이기 위해 컷수를 줄여 지금의 역동적인 애니메이션 스타일을 만들었듯이 약점을 강점화 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

 

만약, 완전사전제작제를 한다면 이러한 강점은 사라진다. 그렇게 되면 우리 드라마는 일본드라마와 미국드라마와 같이 되는 것이다. 그러면 과연 아시아 사람들이 우리 드라마에서 느끼던 즐거움을 가질 수 있을 것인가?

 

완성도 좋은 일드와 미드를 두고 한국드라마를 선택한 이유를 검토해야 한다.

 

왜 쪽대본의 얄팍하다고 말하는 그런 드라마를 아시아인들은 선택했을까..

한류 드라마의 대표감독인 윤석호감독의 드라마들을 생각해보자

윤감독의 드라마 계절시리즈는 사실 유사한 스토리를 가지고 있고 스토리의 완성도에서도 치밀함보다는 우연과 다소 뻔한 형태의 구조를 가지고 있다. 그러니까 치밀한 스토리의 완성도에서는 그렇게 좋은 평을 하기가 적절하지는 않다. 하지만, 그의 계절드라마에는 확실한 대중적 코드가 있다.

바로 그것은 대중적 판타지 혹은 여성적 판타지이며, 여기에 이를 뒷받침해 줄 아름다운 영상이 있는 것이다. 바로 이것이 핵심이었다. 윤감독의 드라마가 가지는 필승카드가 바로 이점이며 윤감독님의 아름다운 강점이 여기에 있는 것이다. 첫사랑에 대한 판타지와 그에 걸맞은 영상미 그것이 윤감독님의 미덕인 것이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이러한 대중적 판타지를 창출할 수 있는 시스템을 규칙화 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 거기에 필요한 것은 완전사전제작제가 아니라 대본완성을 통한 스토리 다양성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면서 50% 정도의 사전제작을 하면서 대중적인 흐름을 반영하는 그런 제작시스템을 찾아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다 첫사랑의 판타지를 말하자는 것이 아니다. 중요한 것은 대중들의 감성에서 드라마의 시작점 혹은 한국드라마가 가지는 콘텐츠의 강점을 가져야 만이 그 탄탄한 구조의 일드, 미드와 차별화되는 문화적 경쟁력이라는 것이다.

 

매일매일 쪽대본이 날리는 것은 절대 바람직하지 않다. 그렇다고 완전사전제작제로 유연함을 차단시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우리가 일드, 미드와 차별화되게 선택된 이유는 스토리의 유연성이었다고 생각하기에 이 접점을 찾는 다면 사전대본완성을 통한 스토리 다양성을 시스템화하는 것이다. 구지 말을 만들자면 50%사전제작제랄까 그런 것이 완성도와 유연성을 충족시킬 수 있지 않을까 한다.

 

두 번째로 완전사전제작제의 어려움이 있다면 한국 드라마산업의 재정상황이 어렵다. 현재의 드라마제작비 수준에서 드라마 20부작 한 편당 제작비는 회당 2억5천 기준으로 50억 수준이 필요하다. 이 정도는 현재의 영화제작수준과 똑같은 수치인데 필요한 기간까지 하면 투자금 회수기간이 지나치게 길어진다. 더불어 영화처럼 다양한 배급망이 없는 드라마는 기본적으로 지상파 편성이 산업의 모든 요소에서 최우선이다. 그런 상황에서 완전사전제작제는 방송사만이 가능한 그런 그림인 것이다. 방송사는 편성을 스스로 결정할 수 있기에 편성에 대한 위험요소가 없다. 그러나 외주사의 경우는 시장진입 자체에 엄청난 자금을 소요하고 심지어 방영을 적절한 기간에 못할 수도 있다.

 

즉, 완전사전제작제는 50억대의 엄청난 자금을 투자하고도 편성을 못 받을 수 있다는 약점과 적절한 기간에 방영이 되지 않으면 파생수익도 기대할 수 없다는 치명적인 약점이 있다. 대표적인 것이 '비천무'다 그 드라마는 완전사전제작제로 만들어졌으나 결국은 참담한 실패였으며, 지금까지 시도된 몇몇 드라마들 역시 대부분 치명적인 재정파탄을 가져왔다. 기업에 입장에서 이러한 구도를 가지고 제작에 참여하기란 무척이나 위험하며, 투자자 역시 수익기간이 불확실한 드라마에 투자할 가능성은 지극히 떨어진다.

 

미국이나 일본이 완전사전제작제를 할 수 있는 것은 그들의 매체환경이 우리처럼 지상파3사에 집중된 형태가 아니기 때문에 가능하다 특히, 미국은 이미 시장 규모가 자국을 넘어 외국까지 확장되어 있기에 다양한 형태의 편성이 가능하다. 일본의 경우는 드라마가 그렇게 중요한 방송분야가 아니다. 일본에서 가지는 드라마의 영역은 우리와는 다르며, 일본의 외주제작사는 방송사의 자회사 형태가 대부분이어서 우리와 비교하는 것은 방송환경이나 산업구조에서 적절하지 못하다.

 

다만, 완전사전제작제가 가능한 이유는 방송사와 직간접으로 제작사들이 관계를 가지고 있기에 일본은 편성의 위험요소가 없는 편이고 매체도 우리처럼 전국단위 지상파가 중심적이지 않다. 일본은 지역단위 방송망이 크다. 관서, 관동 모 이런 식의 지역적 방송단위를 가지고 있어 그만큼 주도적 매체가 다양하다. 미국의 경우는 케이블 중심 방송망이면서 다양한 국외시장을 보유하고 있으며 산업규모 전반이 우리와 다르기에 완전사전제작제를 한다해도 우리나라 외주사가 가지는 위험과는 차원이 다르다.

 

우리는 드라마한편에 그냥 회사가 무너질 수 있다. 심지어 만들고도 편성을 못해 망할 수 있는 구조이기에 사전제작제를 경제적 측면에서 볼 때 지나치게 많은 위험요소를 외주사에 던지는 것이다. 또한 방송사 역시 외주사의 완전사전제작 형태의 드라마에 그리 호의적인 상황은 아니다. 드라마판권 및 내부 편성적략을 즉각적으로 반영하기가 외주사의 완전사전제작 드라마에서는 여러모로 어렵다.

 

이상 두 가지 요소가 우리나라 드라마의 완전사전제작의 어려운 이유다. 사실 우리의 제작관행은 한류 전에도 있었고 그리고 이 속에서 한류가 나왔다. 사람들은 자꾸 이점을 간과한다. 왜 나온 지를 보려하지 않고 이론적으로 더 완전한 모습만을 보려하는 것이 안타깝다. 우리의 콘텐츠가 인기 얻은 이유를 왜 보려하지 않고 남의 것만 보는지..물론, 좋은 것은 받아들여야 하며 이 인기를 지속하기 위해 나쁜 것은 당연 개선해 나가야 한다. 하지만, 산업적인 선택상황을 우리는 검토해주어야 한다. 더불어 성장정도에 맞는 방법적 가능성을 찾아가야 현실과의 괴리가 없다.

 

더불어 나의 이러한 이야기가 지나치게 장사치적인 생각이라 할 수 도 있다. 심지어 대중문화적 접근이 없지 않느냐라는 말도 할 수 있다. 대중문화란 콘텐츠의 완성도가 최상의 목표가 아닌가라는 전제에 나의 접근은 잘못된 오류로 볼 수도 있다. 그러나 내가 하고 싶은 말이 있다. 우리가 접근하는 것은 대중문화라는 것이다. 그것이 완성도를 떨어뜨리자가 아니라 대중이라는 방향성을 지켜야 한다는 것이다. 더불어 산업적 접근을 우리는 원한다는 사실을 또한 잊어서는 안 된다.

 

대중문화와 예술적 완성도까지 가진다면 그것은 정말 이상적이며 방향성 있는 가치다. 대중성과 예술성을 가졌다는 찬사는 정말이지 훌륭하고 누구나 지향하는 그런 것이다. 하지만 예술성을 너무 먼저보려한다면 대중성이 분실되고 여기서 산업은 사라진다. 산업이란 대중성 바탕에 가야하는 숙명을 가졌다. 물론 예술성에서 항상 대중문화 아이디어와 창의적 자양분을 받아간다 마치 허리우드가 뉴욕과 썬댄스 그리고 아시아 등을 주시하듯이 말이다. 하지만 기본바탕을 무시하면 그 예술영역도 사라질 수 있다.

 

현재의 사회에서 대중문화를 배고픈 예술로 만들어서는 안 된다. 경제적인 부와 명예가 있는 곳으로 만들어야 그 자양분이 되는 예술도 대중적인 방향성을 가질 수 있는 것이다. 더불어 산업이 되어 대중적인 참여가 가능한 것이다.

 

드라마 완전사전제작제를 말하다 대중이니 예술이니 이런 말까지 나왔다. 음..하고 싶은 말은 사실 간단하다. 우리입장에서 완전사전제작제는 우리가 가진 강점을 포기하고 산업을 위축시키는 일이라는 것을 말이다. 우리는 우리의 수준을 가끔 지나치게 높게 본다. 아직 우리는 그렇게 모든 것을 할 만한 위치가 아니다. 더불어 일본과 미국을 쉽게 말할 만한 산업적 범주도 문화콘텐츠에서는 아니다. 물론 이들을 이미 넘은 산업도 많다. 하여간, 우리는 우리의 강점과 산업구조에 힘을 강화시키는 방향으로 생각해야한다. 너무 남이 좋다고 그것을 바라보는 것은 현실 전문가들이 할 이야기는 아닌듯하다. 그리고 대안치고는 너무 쉬운 대안이다. 얼마나 쉬운가 남이 잘되는 것만 이야기하는 것이...그것은 거져먹는 그건 대안제시다. 좀 공부를 해야할 필요가 있다. 쉽게 말하지말고..말이다...드라마 시청자나 마니아들이야 그런 완성도를 강조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입장이다. 그들은 그것을 이야기해야 제작사들도 콘텐츠의 중요성을 느끼면서 대안모색을 할 것이다. 하지만,,,전문가들은 달라야 한다..너무 쉽게하면 안된다.

 

더불어 너무 외국 부러워하다보면 집토끼를 잡는 수가 있다.

 

사)한국문화전략연구소 문화와 경제 http://www.culturenomic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