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하는 드라마들 중에 아시아권에 판매해서 승산 있는 드라마가 어떤것일까를 생각해봤다. 사실 요즘처럼 한국 드라마가 내외적으로 고민인 시점에서 필요한 것은 "겨울연가" "대장금"이 그랬던 것처럼 강타자가 필요하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강타자라는 것은 운칠기삼으로 표현될 수밖에 없다.
원래 이 분야 사업이란 "투자와 투기의 중간"에 있기에 치밀한 계획으로 강타자를 만들 수는 없다. 따라서 강타자는 남의 일, 운이라 생각하고 야구로 치면 2할8푼 정도의 교타자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서 최근 하는 드라마들 중에 한번 이런 교타자급 드라마를 찾아봤다.
그리고 그 답은 "일지매"다. 물론 모 다른 드라마들도 가능성은 있지만 현재의 모습에서 최고의 모습은 일지매가 차지하고 있다. 그리고 그 이유를 적어본다.
하나. 보편적 스토리 구조를 통한 개성획득에 성공
일지매는 기본적인 권선징악 형태의 복수를 토대로 민중에 대한 애정이 있다. 이런 구조의 이야기는 아시아에서 통용될만한 내용이다. 아시아의 기본적 문화가 하위계층이 상위계층에 어려움을 받는 구조를 많이 겪고 있기에 문화적 접근에서 보편적 스토리 능력을 확보한다. 특히 이러한 보편적 스토리와 함께 퓨전사극이라는 개성이 믹스되면서 색깔 있는 재미를 획득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그 증거는 현재 시청률로 증명된 상태라 할 것이다.
물론, 초기에는 어설픈 면이 많기는 했고, 비주얼도 잘 맞지 않았지만 우리나라 비주얼이 타 아시아 시장보다는 높은 상태이기에 충분히 가만할 만한 상황이라 하겠다. 쉽게 말한다면 우리끼리 보기에 첫 장면이 좀 그렇지만 다른 곳에 나가면 볼만한 장면으로 변할 수 있다.
둘. 이준기라는 스타
스타가 있다고 해서 드라마가 성공하는 경우는 이제는 드물다. 스타는 성공에서 금상첨화의 역할을 하는 형태라 말할 수 있다. 그러니까 성공을 더 멋지게 만드는 꽃이라고나 할까. 어찌하건 이준기라는 스타는 아시아권에서 지명도와 스타성을 가지고 있다. 얼마나 많은 수익능력을 가지고 있는지는 알 수 없지만, 화재 되고 있는 구전능력은 일정부분 확보하고 있는 상태다. 따라서 이러한 스타의 보유는 초기 마케팅에 효율성을 높일 수 있고 이후 드라마 성공후 수익창출에 공헌이 가능한 부분이다. 한마디로 다양한 라이센싱이 가능하다.
셋. 그 외 배우들의 유기적 조합도 좋다.
스타하나로 드라마를 진행할 수 없다. 거기에는 상반된 입장의 서사적 구조의 인물이 있어야 한다. 욘사마와 대립한 욘하짱이 있었듯 말이다. "일지매"는 이러한 역할의 인물이 존재한다. "이준기"와 대립각을 안타깝게 세우는 "박시후"의 모습은 매력적인 요소가 많다. 더불어 한효주, 이영아와 중견들의 조화가 좋은 힘을 발휘하고 있고 코믹한 은채오빠 시완역의 김무열의 연기도 재미가 있다. 중견배우들을 모두 짧게 말했지만 그들의 능력이 좀 날리는 듯한 드라마의 가벼움을 잡아주고 있는 상태에 있다. 즉, 그들의 능력은 훌륭한 상태다.
넷. 형식적 아이디어의 차용
일지매는 작가와 연출의 아이디어가 잘 조합이 되어가고 있다. 지극히 시사적인 부분을 차용하면서도 나름 해학적으로 넘기는 모습이 그 예라 하겠다. 물론 이 부분은 "쾌도 홍길동"이라는 선행 작품의 산물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이 부분을 멋지게 연결하는 능력은 일지매 연출과 작가의 능력이다.
일지매는 나름 한국드라마의 연속성을 잘 발전시키고 있는 모양새를 보여준다. "쾌도홍길동"이 일정한 틀을 만들고 재미적 요소의 형식적 가능성을 창조했다면, "일지매"는 이것을 더 그럴싸한 대중적 장르로 변화시켰다.
다섯. 한류로 힘을 써본 초록뱀미디어의 작품
한때 초록뱀은 한류로 나름 재미를 봤다고 할 만한 회사다. 다만, 실질적인 수익창출은 어려웠다. 따라서 이번에는 전의 경험을 바탕으로 해외시장 대응에 다른 회사들보다는 유연하고 실속 있게 대체할 만한 시스템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들어 드라마의 성공에 필수적인 요소로 작가, 배우, 연출 그리고 외주사의 능력이 중시되어 가고 있다. 따라서 해외 판매에 성공을 가능하기에 초록뱀미디어의 경험은 다른 여타 제작사보다 강점이 더 있다.
이상 다섯 가지 요소로 일지매의 가능성을 말했다. 물론, 일지매가 최고작은 아니다. 하지만 해외시장을 바라보는 관점에서 일지매는 소위 장사해볼만한 여러 가지 장점을 가지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다만, 몇 가지 걱정되는 요소가 없는 것은 아니다.
하나. 제작비의 회수
일지매는 보도 자료에 의하면 약 80억 수준의 드라마다 과연 이를 얼마나 합리적인 방법과 기간에 회수할 수 있느냐다. 지나치게 급하게 회수하려 한다면 프로그램 판매단가가 올라가고 결국 여러 나라에 다양하게 판매가 안 될 수도 있다. 현재 아시아 방송시장 능력으로 비싼 드라마를 쉽게 살만한 입장의 나라는 그리 많지 않다. 따라서 좀 길게 가야한다. 일단은 대중적 회자가 되는 방법을 택해야 한다는 뜻이다. "겨울연가"의 성공은 대중적 소문이 이루어졌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최근 한국드라마 판매가 상승은 이러한 가능성을 막고 있다.
둘. 2차 상품라인업
프로그램 판매가보다 중요한 것은 이제 2차 상품이다. 음악, 캐릭터 등등 다양한 형태를 얼마나 시기적절하게 런칭할 수 있느냐다. 물론 이는 전략이 필요하다. 처음부터 지나치면 영업 손실이 가능하기에 순간순간 상황을 보면서 풀어 가야한다. 따라서 그전에 해야 할 일은 초상권 및 다양한 저작권 관계의 정리가 필수적이다.
셋. 저작권자들과 공조
드라마는 성공해도 제작사는 어려운 경우가 최근 속출하고 있다. 이유는 다름 아닌 저작권의 공조가 안 되기 때문에 성공 가능한 상품개발을 적절한 시기에 하지 못하고 있다. 이는 프로그램판매 수익만으로 해결 불가능한 제작비를 충당할 길을 막게 하고 제작사의 고립을 좌초하게 된다. 사실 초록뱀은 이런 경험을 많이 했다고 할 수 있다. 대작들의 제작 방영하고 적절한 수익구성을 못해서 한동안 경영의 어려움을 겪고 있었고 현재도 그 어려움의 연속성이 지속되고 있다.
어찌하건 "일지매"는 한번 장사해볼만한 구조를 현재하는 드라마들 중에서는 가장 높다. 현실적인 상황에서 많은 어려움이 있겠지만 가능한 성공이 "일지매"에 가득하기를 바란다. 지금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가장 필요한 것은 스타기업이기 때문이다. 그것도 돈 버는 스타기업 말이다.
■ 졸린닥의 대중문화 컬럼 24- 2008/ 7/ 16 (http://www.culturenomics.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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