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0여일의 투병 끝에 부친께서는 떠나셨다.
귀천
나 하늘로 돌아갈레 하시던 시인처럼
부친은 졸음에 꾸벅 거리는 자식 놈을 앞에 두고
말없이 가셨다.
황망함이라는 말이 두번 세번 나오지만
그냥 멍했다.
죄송함이 한참이지만 어디까지가 끝인지 알수가 없다.
부친은 그 흔한 한 마디가 없었다.
더불어 힘들다 할 만한 몸짓 한번 없이 황망함을 남기고 가셨다.
눈물도 추억도 생각도 모든 것이 하얀 백지가 되어
생각이 정지해버리고 난 문득 앉자 있었다.
가셨다. 나의 부친이 46년 하고도 7일을 지켜봐 주시던 분이 떠났다.
낯가림이 심했던 부친은 설 첫날을 기일 잡아 홀연히 지체하지 않고 가버리셨다.
잘가시기를 부디 귀천하셔서 극락왕생 하시기를
부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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