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연인 파트 2가 순항중이다. 주난주 토요일 시청률이 12%를 나왔으니.. 최근 지상파 시청률로는 보기드문 성과를 내고 있다. 특히, 남궁민, 안은진이 보여주는 이장혁과 유길채의 가슴아프고도 설레는 모습은 충분히 시청자들의 공감을 만들어 가고 있고.. 다만, 매번 보이는 만남과 헤어짐은 일부 시청자들에게는 불만이 될 수도 있다. 반복되는 이야기 구조에는 불편함 이랄까... 그런 것은 연인이라는 드라마가 가지는 한계일 수도 있다. 드라마의 전체적인 흐름을 만남과 헤어짐에만 국한 시킨 것은 아쉬운 대목이다.
역시 다만, 이 드라마는 연출과 촬영에서 상당한 공을 보여주고 있다. 글자 그대로 두 주인공의 작은 호흡도 담아내는 듯한 완성도를 보이며.. 보기 드문 몰입감을 만들어 준다. 어떤 굉장한 규모에서 오는 시선이나, 긴장감이 아닌 두 주인공의 대사와 작은 손동작에서 오는 몰입도가 상당히 좋다. 그리고 이러한 몰입도를 만들기 위해서는 두 배우의 연기 만큼이나 이것을 담아내는 촬영과 연출의 힘이 필요하다.
그런 측면에서 김성용 연출이 보여주는 힘은 대단하다. 특히 16회 문을 사이로 두고 나누는 작별인사 장면은 많은 정적이 흘렀다. 정말.. 연인이라는 드라마가 보여주는 모습이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문을 열고 싶지만.. 열수 없는 마음이랄까...
그리고 연인은.. 병자호란 이후의 삶을 잘 조명해준다. 무능한 지배계급에 의한 백성들의 수난.. 이 드라마에서 사실 보여주고자 하는 것은 이게 아닐까.. 생각된다. 두 사람이 만나고 싶어도 결국 헤어져야 하는 수많은 이유와 절망, 그리고 이을 선택해야만 하는 수 어쩔수 없는 운명은 결국 병자호란 이후, 백성의 고통이 바탕인 것이다.
병자호란 이후 청은 강대한 국가로써의 기반을 가지게 되고, 명을 패하고 중국의 주인이 된다. 이러한 성장에 있는 청 초기 강성기를 건국이후 200년이 넘은 조선이 감당하는 것은 무리였다. 보통 국가가 성립하고 200년 이상이 지나면 무능해지는 경향이 있다. 초기의 국가 운영기반은 이념은 약해지고, 형식만 남아 부패하기 일수이고 조선 역시 강력한 통치기반이었던 성리학은 백성을 위한다는 중요이념은 약해지고, 지도층을 유지하기 위한 형식만이 강조되는 시점이었다.
그런 조선에 병자호란 이후는 많은 백성들이 고통을 받아야 했고, 특히 수없이 공물처럼 받쳐진 여성들은 고통의 한 중심에 있었다. '화냥년'이라는 비참한 말이 이 시대에 만들어 진 것이다. 청나라에 끌려가 정절을 지키지 못했다고 어렵게 돌아온 그녀들을 세상은 다시한번 버렸다. 사실, 이부분은 세상이 버렸다기 보다는 조선시대 강력했던 성리학이 그렇게 형식만 남겨진체 무너져 버렸다는 뜻이기도 하다. 성리학의 근본, 백성의 편안한 삶과 올바른 지도체계 였는데.. 그런 것들은 사라지고.. 형식만 남아 무능함을 가리는 도구로 사용된 것이다.
연인은.. 그 고리를 잘 보여주고 있다. 황진영 작가에게 많은 감탄을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는 끈임없이 그런 고민을 하는 작가인 듯하다. 민중에 대해.. 그리고 사회에 대해.. 전작 <역적:백성을 훔친 도적>에서도 그랬고.. <연인>은 더 중심적으로 백성의 시선을 강렬하게 보여주고 있다. 이장혁과 유길채를 통해 백성이 살아가야 하는 이유와 선택에 대한 이유들을 지배층에게 그리고 그 시대 가부장들에게 명확하게 전달하고 있는 것이다.
'길채'가 치욕을 당한 것은 '제 잘못은 아닙니다'라는 '분명한' 표현은 조선시대 무능한 가부장과 지배계급에 대한 백성의 소리인 것 처럼 느껴졌다. 사실 그렇기도 하다. 민중의 치욕은 대부분 민중, 스스로의 잘못은 없다. 무능한 지배계급이 있기 때문이며, 책임을 회피하는 더 큰 무능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걸 지배계급들은 '화냥년'이니 '호로자식'이니 라는 말로 피해 나갔다.
쩝.. 긴 한숨이 나올 수 밖에 없다. 아쉽게도 우리의 현대사회에도 지배계급의 무능으로 많은 백성, 국민들이 이런 취급을 받으며 살아가는 경우가 아직도 있다. 입에 담기도 뭐 했던.. '시체팔이'라는 둥.. '단순 사고'니 '마약' 등 등.. 이념을 넘어.. 무능한 지배계급은 탓(책임)을 스스로가 아닌 항상 백성, 국민, 민중에게 돌리기에 급급하다.
여전히..
그렇다. 답답하다.
*총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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