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스파이명월> 드라마 사전제작 시스템?

졸린닥 김훈 2011. 8. 18. 12:20

이번 <스파이명월> 사태는 좀 작위적인 면이 많다. 지금의 모양새는 드라마 제작 환경 문제로 말을 포장하고 있지만 과연 그런것인지는 이해가 안된다. 만약 <스파이명월>이 좋은 흐름이었다해도 이럴까라는 의문을 많이 들게 한다.


그래도 우리나라 드라마 제작 시스템은 한번 볼 필요는 있다.

우리나라 제작시스템은 참 문제가 많이 발생했다. 드라마가 성공하든 실패하든 가끔식 제작시스템에 대한 지적이 여러배우들에게서 나왔다.


그럼 우리나라 제작시스템은 어떤가..

우리나라는 드라마를 거의 편성을 기준으로 제작에 들어간다. 그러니까 사전기획이 6개월 정도 있고 이 기획을 통해 드라마가 방송국에 편성이 확정되면 그때부터 본격적인 제작작업에 들어간다. 배우캐스팅도 완료하고 제작 스텝들도 계약하고 등등 말이다. 방송전 2회에서 3회분량 정도를 미리 찍는 작업에 들어간다. 그리고 이 흐름을 타면서 대본작업이 이어지며 시청자 반응에 따라 수정되거나 아니면 원래 작가의 방향되로 제작이 된다.


여기서 상당히 중요한 절차 하나가 나온다. 그것은 바로 '편성'이다.

편성이란 방송사가 기획된 드라마를 특정시간대에 방송하겠다고 결정하는 절차다. 이 절차를 통해 방송사는 제작사와 드라마 공급계약이라는 것을 하며, 드라마는 만들어지게 된다.


이 '편성' 이 드라마제작에 가장 중요한 과정이다. 따라서 이를 기준으로 실제작이 이루어진다. 그 이유는 하나는 편성이 없으면 방송이 안되기때문이다. 아무리 좋은 드라마도 시청자에게 보여지지 않는 다면 의미가 없다. 두번째는 제작비다. '편성' 이 이루어진 드라마기획 안에는 투자금 조달이 가능하다. 더불어 방송사로 부터 수령하는 방영비는 제작비에 중요한 재원으로 작용된다. 이게 없으면 드라마제작은 불가하다.


이것은 제작사가 돈이 많고 적음의 문제가 아니다. 방영이 안되는 드라마, 수익이 없는 드라마는 존재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편성의 중요성은 우리나라 미디어 환경을 보면 알수 있다. 우리나라는 지상파 3사에 앞으로 나올 종편을 포함한 케이블 및 위성방송이 주요한 매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실질적으로는 가장 시청자수가 많고 넓은 지상파를 중심으로 모든 것이 이루어진다. 미국처럼 다양한 지역 네트워크가 존재하지 않는게 현실이다. 그런 이유로 사전제작해서 방송사와 거래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하다.


편성을 통해 방송사는 자신의 방향을 제작에 투영할 수 있고, 교감을 할 수 있으며 다양한 수익구조를 같이 기획할 수 있다. 그러나 사전제작 드라마는 이런게 거의 불가능하다. 따라서 방송사 입장에서는 매력이 현저히 떨어진다.


하여간 이렇게 편성된 드라마는 사전에 1~3회 정도 제작되어 방영되고 시청자흐름 그러니까 시청률 정도를 보면서 조금씩 다듬어진다. 그러니까 이야기 흐름을 좀 다르게 한다거나 혹은 주목받는 배우에게 힘을 더 준다거나 그런 작업을 하면서 시청자 교감을 통해 매회차 제작된다.


그리고 이런 흐름이 많아질 수록 드라마가 생방송화 되는 경향을 가지게 된다. 다만, 여기서 사전기획이나 트랜드 분석이 잘 된다면 이런 수고는 어느정도 차단할 수 있지만 트랜드라는 것이 참 알송달송한게 사실이다. 잘 맞을수도 있지만 완전히 다를 수도 있다. 이것이 드라마 제작에 참 어려운 현실이다.


여기서 우리나라 드라마의 특징인 '시청자교감' 이라는 게 나온다.

한국 드라마가 왜 한국 밖에서도 인기를 얻는 것일까..... 그것은 다름아닌 바로 이점이다. '시청자 교감'


한국 드라마는 시청자들을 통해 같이 만들어지는 모습을 가진다. 그러다보니 동일 문화권에의 시청자들에게는 상대적으로 교감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그리고 이 속에서 '드라마한류'니 그런게 나온 것이다. 그러니까 힘든 동시제작 시스템이 뜻하지 않은 매력적인 장치가 된 것이다.


더불어 우리나라 드라마는 이런 흐름을 나름 잘 버티고 있다. 동시제작이라는 이 시스템에 스스로 잘 적응해 가고 있는 것이다. 대부분의 드라마가 이런 형태로 가면서 한국드라마의 어떤 특성을 만들어가고 있는 것이다. 다만, 중요한 것은 여기에 사전기획 능력을 더더욱 배가 시켜야 하는 것이다. 어찌하건 동시제작은 제작진 모두에게 무리한 것을 요구하는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이를 줄이기 위해서는 사전기획과 대본작업이 미리 완료되어 대강의 콘티가 사전에 기획되는 그런 내용이 되어야 한다.


이러한 사전기획을 통해 예측가능한 시청자 반응을 조합하면서 드라마 작업이 진행될 필요가 있다. 그렇다고 대본을 몇개 쓰는게 아니다. 미리 기존 기획에 대한 대본을 완성시키고 시청자 흐름에 따른 수정가능한 범위 내에서 수정대본을 만들어가며 제작의 가감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드라마는 이런 '편성'+ '시청자교감' 이라는 절차를 통해 연속극 드라마가 완성된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사전제작'은 이런 내용이 없다. 우리에 현실에서 '사전제작'이 어려운 이유다. 방송시스템과 수익시스템이 '편성과 시청자교감'을 통해 만들어지는 현실에서 '사전제작'은 현실을 개선하기위해 방향성의 일부이지 정말 대안은 아니라는 것이다.


국내 소비시장이 작고 지상파 의존도가 높은 현실은 근본적으로 개선이 불가하며 변하지 않는다. 더불어 사전제작시스템은 제작비를 더욱 극악하게 만들 가능성도 높다. 지금도 제작스텝들의 임금은 1년을 기준으로할때 최저 수준인 사람들이 엄청나게 많다. 만약 사전제작을 한다면 '투자위험도' 때문에 제작비가 더욱 박해질 것이다. 스타야 그런게 문제아니겠지만 스타를 제외한 모든 부분은 원가절감의 대상일 뿐이다.


더불어 사전제작의 실험이 국내에 없었던건 아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이를 만족한 사람은 거의 아무도 없다. 그냥 스타배우와 제작진 일부만이 완성도 운운하며 좋았다는 말을 푸념처럼 했지 그것을 통해 시청률이나 수익적인 내용을 만족시켜 모두가 좋았다라고 말한 사례는 없다. 더불어 그때 성공했으면 이미 '사전제작'시스템이 일반화되었다.


우리에 현실이 '사전제작'이 아님에도 몇 몇 자기세계 선각자(?)들은 꾸준히 재기한다. 좀 과하다. 물론 이번 일이 드라마제작 시스템에 대한 문제가 이슈는 아니다. 그러나 연장선에서 이를 논하기에 한번 들추어 본 것이다.  


** 졸린닥 김훈..총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