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이에요 그간 잘 있었어요..
남자가 전화를 한것이 아마 근 3년 안에 처음이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들었다. 항상 내가 1년에 한번 정도했을까... 그런 남자가 금요일 저녁 문득 전화를 했다.
지금 어디사시죠..
아 예.. 안녕하세요..예..지금은 무안에 살아요..
'무안' 아...전에 광주 어디에 산다고 하지 않았나요..
네..광주 살다가 다시 무안으로 내려왔어요..
오..그럼 거기서 뭐하고 계세요..
아..예..그냥 모 그냥 살아요.
거기 시골이에요..
아마도 남자는 무안이라고 해서 시골 그런 풍경을 예상했던것 같다.
아니요..여기 그냥 작은 도시지역이에요 저두 아파트에 살아요..
아..그렇군요. 그냥 별 차이 없군요.
네.. 별차이는 없어요..
참 모하면서 살아요..
그게 문제다.. 거기에 대답을 뭐라고 해야 할지가 .......알 수가 없었다. 난 그냥 살고 있다. 근데 직업을 물어보는 것 같은데..모라고 할까.
네..어..잠시 공무원생활을 했어요.. 지방에 내려오면서 공무원을 할 수 있게되어서 잠시 했어요.
오..공무원..그럼 계속하시지..왜..
아예..그냥..모.. 예..잘 적응이 안되고..할수 있는게 너무 없어서..그래서 그냥..예..모..
사실이었다. 하고 싶은 것은 있었으나 할 수가 없었다. 사람들은 적당한 터울을 좋아했고 고향이었지만 낯설은 사람과 지역에서 할 수 있는 것은 우선 없었다. 시간이 필요했지만 계약직이라는 게 시간이 별반 그러했다. 그래서 나올 수 밖에 없었다.
그게 참 섭섭했다.
하지만 그 긴 이야기를 남자에게 할 수 는 없었다.
그냥..예..그렇게 되었어요. 참 잘지내시죠.. 종종 TV에서 보고 있어요 평론으로 자주 나오시더라구요.
아예..모..그거야 실속은 없어요..예..저두 그냥 나가는 거구 .. 그래요..
참 책도 많이 내셨죠..
네..근데 그것도 모 그냥 그래요.
알수없는 이야기 였다. 남자는 3년만에 처음으로 전화한 것 같았는데 우리는 별로 할 이야기가 없었다. 한때는 서로가 서로에게 많이 친근했는데 시간은 그렇게 서로를 거의 타인처럼 만들었다. 그냥 그랬다.
언제 봐요..서울에도 올라오시죠?
아예..지금은 서울에서 일을 받아 한달에 한두번씩 서울에 가요..
아 그래요. 그럼 그때 한번봐요..올라오실때 전화주세요. 보고싶네요.
.....
그럼 그때 뵈요..
남자는 전화를 끊었다. 3년만에 전화치고는 참 일상적이었다. 그렇지 대화할 기억이 그리 많지 않았기에 그렇게 다를 내용이 없었다.
그냥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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