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1박2일의 하이라이트는 무조건 국악고 학생들의 'Gee'다. 처음서부터 끝까지 즐거움 그 자체였다. 제작진이 말한 '젋음'에 대한 아름다움이 가득했다.
우리 대중문화가 참 즐거웠다. 최근 처럼 막장스러운 스토리들만이 날라다니는 시대에 '소녀시대'라는 프로와 '국악고학생'들이라는 아마추어가 보여준 순수한 느낌은 생기 그 자체다.
내가 남자라서 아저씨라서 더 반응을 할런지도 모르겠지만 특정 문화의 한 형태가 연령을 넘어 어필을 하고 있다는 것은 영역의 확장이라는 차원과 문화의 공유라는 차원에서 극적인 즐거움이 있다.
지금 우리가 사는 시대는 어쩌면 청소년들의 힘이 필요한 시대일지도 모른다. '촛불'도 그들이 시작했으며, '생기와 활력'도 그들 감성이 만들어 주고 있다.
기성세대들 특히나 아저씨세대들이 이렇다할 즐거움 하나 없이 어려운 세상을 만들고 있는 시점에서 그들의 '젊음' '생기'가 부럽다.
언젠가 위인들이 말한 미래의 희망은 청소년들에게 있다는 말이 실감한다. 도태하는 한국의 현주소에서 미래는 아저씨들에게 없는 듯하다. 다만, 우리의 희망이라 할 수 있는 그들을 미친듯이 줄세우면서 아저씨와 기성세대들의 가치를 강요하는 현 상황이 야속하고 미안할 따름이다.
대중문화라는 것을 직면하면서 살아온 시간이 이제 10년이 넘어버렸다. 운좋게도 폭발적이던 시간에 있었기에 지금의 1년이 암흑같다. 물론, 그렇다고 대중문화자체가 쇠락했다고는 말하고 싶지않다. 예전보다 더 참여적이고 더 재능있고 더 참신한 '청소년'들이 자라고 있기에 쇠락이라는 표현보다는 '가능성'이라는 표현이 적절하다.
그러나 역시 다만이라는 글자에 한숨이 깊어진다.
그들의 가능성을 '기성세대'와 '아저씨'들이 온전하게 둘지, 최소한 간섭이라도 하지 말아야 하는데 그럴수 있을 지 겁이난다. 기성 장년층은 자신들의 가치를 아이들에게 강요하는 법들을 만들고 아저씨들은 그 법을 그들에게 행동하라 꾸짓는듯하다. 그만 놀고 공부해..라는 말을 하는 듯해서 마음이 무겁다.
그들을 왜 그들스럽게 두면서 성장하게 할수는 없는 것인지..
아저씨가 되어버린 나는 그들을 보면서 활력을 느끼면서 미안스럽고 안스럽다.
어쩌면 그들은 나보다더 어른의 눈으로 이미 세상을 보고 있지는 않을까..
열려있는 세상이라 말하면서, 창의적인 세상이라 떠들면서도..
그들에게 시키는 것은 전혀 창의적이지도 열려있지도 않다. 그저 강요만 하고 있다.
내가 그들 나이때에는 멍청한 시간들이어서 사실 지금처럼 멍청한 일들에 알아서 잘 적응하는 편이다. 우리는 아버지가 그랬고 우리도 그랬으니..물론, 데모도 하고 저항도 했다고 말할 수 있는 시절이었으나, 결국 현재의 모습이다.
그들에게 좀더 나은 세상을 열어주어야 하는데 그들에게 오히려 위안을 받는 기분이다.
수십년간의 가치를 단 1년이 훼손할 수 있다는 것이 겁나고, 단 1년에 수십년간의 가치를 판단하려하는 내자신의 조급함이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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