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MBC 저녁일일 드라마가 시청률 14%대를 찍으며 모처럼 웃고 있다. 신애라씨의 일일극 출연과 나름 재미있는 듯한 소재다.
남성중심 문화인 종가집에 여자만 있는 가족 사회를 보여줌으로써 묘한 반전을 보여주고 있다. 더불어 최근 막장 민폐 캐릭터를 양산하던 것을 나름 좀 멀리하겠다는 의지가 시청자들에게 호응을 얻고 있고 코믹스러운 설정과 빠른 전개는 일일드라마에서는 나름 신선하다.
특히, KBS 일일드라마가 청춘물에서 가족극으로 확대되는 형태인데 MBC는 그 연령층을 30대로 높이면서 주부 혹은 30대 이후 시청자들의 호응을 얻는데 성공하고 있다.
보통 일일극은 긴이야기 호흡을 전제로 하기때문에 등장인물의 성격이 전형적인 경우가 많다. 이유는 말할 시간이 길기에 지나치게 변화무쌍하면 스토리가 꼬인다. 그런 이유로 등장인물의 캐릭터는 전형적이다. 착한 경우는 계속 착하고 나쁜 경우는 계속 나쁘다. 더불어 불운한 캐릭터는 지속적으로 불운하다.
그리고 이 드라마에 최근들어 가장 보기 힘든 불행한 캐릭터 하나를 만날 수 있다.
다름아닌 젊은 시절 일하던 곳에서 돈을 훔쳐 도망가야했고, 재벌집 안주인이 되었지만 마초같은 남편에게 쥐어살고 있으며 잘난 며느리에게는 대우 못받는 여인...
그렇다 이 불운의 캐릭터는 다름아닌 '퀸스그룹 안방마님 현명주여사'(사진은 MBC 드라마 홈피에서 인용함)다.
왜 그녀를 불행하다고 할까? 나름 여기서는 갈등의 악역이며 거의 매회 빰을 시원하게 날리는 폭력자다.
그러나 우리는 여기서 입장을 바꾸어 생각을 해봐야 한다. 그녀는 사실 진짜 악행의 악녀는 아니다. 드라마를 봤다면 알겠지만 그녀는 나름 순박하고 회장부인이지만 타인들에게 그것을 내세우지 않는다. 봉사활동도 나름 착실하게 하는 사람이다.
하지만, 그녀는 며느리 복이 지질이도 없는 것 같다. 우선 잘난 큰 며느리는 그게 무슨 며느리인가 완전 상전이며 안하무인이다. 무식한 시어머니를 그냥 쿨하게 멸시하며 산다. 그런 그녀에게 향후 며느리 후보들도 참 불운이다. 둘째 아들에게 영리하게 접근한 쇼호스트는 그야말로 영악한 여인으로 큰며느리 이상이다. 그뿐인가 둘째아들이 좋아하는 며누리 후보는 나이많은 과부다.
아무리 사랑도 좋지만 부모입장에서 결혼안한 준수하고 조건 화려한 자식이 나이많은 그저그런 과부와 결혼하겠다고 하는 것은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지기 어렵다. 그뿐인가 첫째 아들 역시 마음을 주고 있는 여자도 과부다. 두 아들 모두가 과부를 사랑한다. 과부가 문제가 있다는 것은 아니지만 부모된 입장에서 그것을 쉽게 쿨하게 좋아라고 말할 사람은 거의 없다.
하지만, 현명주여사는 이를 겪어야 한다. 더불어 이 불운은 두 며느리 후보가 같은 집안 며느리들이라는 점이며 더 나아가 자신이 가장 부담스러워하는 젊은 날의 돈들고 도망간 집 며느리라는 점이다. 그녀는 부자여도 힘이 있어도 여전히 궁색한 현실에 맞다아 있다.
드라마의 흐름상 갈등의 중심에 여사님이 힘을 내면서 이야기를 끌어가야 할 듯하다. 그리고 그 대상이 과부 3명이며 이를 통해 두 아들을 지키고자 한다. 더불어 짝사랑했던 남자에 대한 향수도 아쉬워해야 한다. 카페주인 '장석남'은 나름 여사님이 짝사랑한 분인듯하다. 하지만 그녀는 역시 연적 이자 며느리후보의 시어머니인 친구 '혜자'를 좋아한다.
자... 여사님의 불운을 정리해보자...
퀸즈그룹 여사님은 젊은 시절 방아간에서 일하던 여급으로 지질이 못살았다. 그래서 한탕하고자 돈을 들고 도망쳤으며, 지금은 대기업 사모님이 되었다. 그러나 잘난 며느리에게 무시당하고, 마초같은 남편에게는 무관심 속에 살고 있다. 더불어 자랑거리인 둘째아들은 과부와 결혼하겠다고 하고, 착한 큰아들은 이혼소송에 빠지며 그 나마 좋아하는 듯한 여자는 역시 과부다. 거기에 그 두 과부는 자신의 젊은 날 연적이자 항상 부러워하던 사장 딸의 며느리이며 모처럼 만나 반가운 젊은날의 짝사랑 오빠는 여전히 그녀는 안중에도 없고 '혜자'만을 좋아하고 있다.
우리 퀸즈그룹 사모님 '현명자'여사님은 과연 무엇으로 인생을 즐길 수 있을까.... 더불어 그녀는 이 드라마에서 숙명적으로 악역을 해야한다.
여러 드라마에서 여러 캐릭터를 보았지만 이렇게 참 불운한 캐릭터는 보기드문 느낌이다.
어찌보면 <불굴의 며느리>는 '현명자여사님'의 불운을 먹으며 시청률과 인기를 쑥쑥 키우고 있는 느낌이다. 드라마의 막장을 피하고는 있을지 모르지만 한 캐릭터의 끝없는 희생이 드라마를 살리고 있는 듯 하다.
사랑도 좋지만.... 부모입장에서 자식의 이런 사랑에 쿨할수 있는 사람은 아주 드문것이다. 그녀에게는 크나큰 시련이다. 그녀는 아마도 불운의 종결자가 아닐런지.....
**졸린닥 김훈...총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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