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힙하게>는 독특한 드라마다. 주연들의 주요 내용보다는 주변부들의 독특한 설정과 패기 넘치는 모습에 쓰러질 듯 한 재미가 있는 그런 드라마다. 처음에 이 드라마를 볼 때는 주인공 두 명의 고군분투하는 그런 느낌의 드라마였다. 그러나, 드라마를 더 보고 있으면 생각하지 않았던 조연들의 무시무시한 내공과 디테일을 발견할 수 있다.
이층에 매달려 있는 딸을 보며, 도와줘야 되는 거 아니냐는 말에, 지치면 지가 말하겠지..라는 대사를 치는 강렬함이 있고, 판타지와 현실을 넘나들며 다양한 에피소드를 만들어내는 디테일이 있다.
요일별 빤스 이야기부터 뱀 엉덩이를 찾아내는 것까지.. 이 드라마는 미친 장치들이 사방에 널려 있다. 그렇다고 이 드라마가 그냥 가십 에피소드에 몰두만 하는 것은 아니다. 메인 스토리에 있어서도 약간의 긴장감과 미스터리, 심지어 휴머니즘까지 장착하면서 다양한 사람들에 대한 의구심을 만들어내는 디테일이 있다.
그러니까.. 그냥 막 만든 대본 같으면서도 디테일이 살아있고, 그리고 현실에 대한 냉정한 비판도 칼날이 서 있다. 특히, 현재의 한국 귀농 시골풍경에 대해서는 지역정서와 외지인에 대한 인식을 현실감 있게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지역에 수년째 살고 있는 사람도 해당 출신이 아니면 '외지인'이 되고, 그 지역 초등학교라도 나오면 밖에 있다가도 믿음 가는 동향인이 되는 우리나라 지역현실에 대한 인식을 정나라 하게 이 드라마는 보여주고 있다. 코믹적인 요소를 섞어 희화할 뿐, 그 내용이나 현실인식은 과정 됨이 없을 정도로 지역에 대한 외지인과 동향인에 대한 분석이 잘되어 있다.
코믹적인 요소와 현실적인 비판능력이 고루 담긴 드라마가 아닐까.. 그런 생각을 해봤다.
이런류의 드라마는 한국 사회에서 쉽지 않은 형태인데, 작가는 적절한 병맛코드와 첨예한 현실인식의 드라마를 세상에 보여주고 있다. 드라마 작가 그룹 맨 앞에 있는 이름은 이남규작가이고 그는 코미디빅리그 작가 타이틀과 함께 드라마 작가의 모습을 지속 보여주고 있다. 아마도 이런 그의 특징이 <힙하게>라는 독특한 드라마를 만들어 내고 있는 것 같다.
코미디가 가지는 웃기면서도 현실비판적인 모습과 드라마 구성력이 잘 섞이면서 보기 드문 작품을 만들어 냈다. 이미 그는 여러 원작들을 드라마 하면서 내공을 키워 온 드라마 작가계의 고수다. 물론, 그른 이미 영화를 통해 비슷한 느낌의 <조선명탐정 시리즈>를 완성시켰다. 그 모습을 현대화해서 <힙하게>로 TV드라마에 표출하는 느낌이랄까..
아.. 정말 이 드라마는 모든 배역이 주옥같고, 모든 대사 하나하나가 포인트가 있는 것 같은 느낌이다.
"당나무를 베어서 그래유", "니 아부지가 베었어"...
"굿이어, 노굿이어"
달리기로는 학주를 넘어설 수 없는 몇 가지 이유들과..
누나 수갑채우기 위해 경찰이 된 동생..
맥아더장군신... 그리고 절대권력 '언니' 등등
여기에 의심가는 할아버지, 편의점알바생, 정치인과 광식이아저씨...등등 다양한 밑밥과 충실한 개연성을 확보하고 있는 보기드문 촘촘한 드라마가 나오고 있다. 가능하다면, 드라마 대본을 한번 읽어보고 싶은 그런 드라마다.
<힙하게>는 엉덩이 뿐만아니라, 정말 [힙한]드라가 아닐까... 그런 생각이 크다.
시청률도 5%로 시작해 7%대를 오가며.. 잘나가고 있다.
정말 약빤드라마 아닐까..
제작진들이 무궁무진하게 궁금하다.
작가에서 연출 그리고 편성국장까지...
*총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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