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박신양이 드라마발전의 걸림돌?

졸린닥 김훈 2008. 12. 11. 10:55

 

 

최근 드라마제작사협회가 박신양의 출연정지처분을 내렸다. 특별한 공적 능력을 가지고 있지는 않지만 최소한 협회 제작사끼리는 그를 출연시키지 않겠다는 상징성이 있다. 물론, 박신양 배우 개인에게는 메이저들이 모여 있는 협회에 눈총을 받는다는 것은 치명적이다.

 

왜 협회는 배우 한명을 지목했을까. 최초의 이유는 출연료에 대한 과다성이다. 쩐의전쟁에서 연장분 출연료에 대해 1억대가 넘는 금액을 요구했고 이를 지급해야하기에 드라마의 시장성 대비 지나치게 과대하다는 점이다.

 

그 돈은 누가 지급을 해야 하는가...이 돈은 사실 협회랑은 무관한 제작사측의 계약사항이다. 이김제작단과 박신양과의 계약인데 협회에서는 업계 현실을 망각하여 최근의 지나친 출연료 등등에 대한 최악의 사례라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명분으로 박신양과 이김제작단에게 처분을 내렸다. 박신양에게는 협회소속 제작 드라마 출연정지, 이김제작단에게는 협회 가입 불허와 방송사에 이들이 편성권을 받지 못하도록 해달라는 무언의 압력을 넣고 있다.

 

과다 출연료..문제인것은 맞다.

 

지나치게 높은 배우, 작가, 주요스텝들의 개런티가 1~2년 사이에 무섭게 올랐다. 그러나 이에 대한 기대 수익은 전혀 성과가 없었다 할 수 있으며 또한 한류라 말했던 붐은 비싸진 비용 덕에 가격이 올라 외면 받고 있는 실정까지 왔다. 한마디로 고비용이 한국 드라마 붐을 붕괴시키고 최근의 드라마 침체를 불러왔다고 말 할 수 있다.

 

다만, 그게 박신양의 문제인지는 좀 그렇다..

 

박신양이 고액을 받은 건 사실이다. 그러나 이러한 구조를 승인하면서 드라마 연장을 제작한 제작사의 문제도 크다. 더불어 고비용을 만든 장본인 격에 해당하는 드라마제작사는 사실 협회 내에 있지 않은가...

그들은 한류 붐을 타고 제작사를 만들어 방송국 편성권을 따기 위하여 배우들에게 무작정 배팅을 하면서 성장하지 않았는가 기존의 시장가(?)를 무시하는 금액을 주연급 배우들에게 선사하면서 지금의 고액구조를 만든 장본인들이 이제 거품이 붕괴되고 스스로도 힘들어지자 본질적인 답안을 찾기보다는 남 탓을 하면서 자기 입장을 보완하려는 처사가 보인다.

 

그것도 협회라는 울타리 뒤에서 말이다.

 

사실 협회는 박신양 혹은 이김제작단을 잡아서는 안 된다. 오히려 합리적인 룰과 가이드를 만들어서 스스로의 명분을 싸아가야 한다. 방송국이 연기자에 대한 등급제를 강화하겠다고 말한 마당에 이 부분에 대한 서로의 합리적 룰을 싸아서 해야 할 것을 협회는 감성적이고 파급력이 강한 특정 배우 때리기를 한 것이다.

고액 출연자는 결코 박신양만 있지 않았으며, 그러한 고액 관행을 주도한 것은 이김제작단이 아니다. 예외적인 부분이 있다고 말한다 해도, K사, O사, C사 등 등이 자유로운 입장이 아니다. 사실 이들은 스스로가 만든 관행 덕에 지금 회사 재정상태가 무척이나 어렵지 않은가..그 회사들의 주가는 거의 숨이 넘어가는 숫자에 있다.

 

그런 그들이 누군가를 단죄하면서 이렇게 이슈 전반에 선 것은 도대체 무슨 이유일까...

 

하나. 협회의 힘을 보여주자는 의도가 있어 보인다.

당 협회는 만들어진지가 얼마 되지 않았다. 따라서 이슈가 필요하고 당면한 현실인 고비용 구조에 대한 설파를 하고 싶었던 것 같다. 그래서 과감히 스스로도 알고 있지만 그럼에도 그들은 힘을 써 본 것이다.

 

둘. 동종 드라마 제작사 간의 선긋기도 있다.

정면에는 배우가 있지만 이면에는 제작사들에 대한 한마디인 것이다. 최근 드라마 제작사들은 거의 난립 수준으로 많이 생겼다. 지나치게 많은 드라마 제작사들은 배우 캐스팅을 위해 고비용을 불렀고 이러한 악순환을 창출하게 된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구조를 자르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개별 드라마 제작사들에게 말하는 것 보다는 희생타를 통한 경고가 필요한 것 같다.

 

그리고 세 번째는 방송사 드라마국과의 명확한 카운터파트너가 되겠다는 의지다.

드라마 아니 방송 산업 관련 강한 힘의 원천은 방송국에 있다. 이는 거의 변화가 없다고 해도 무관하다.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따라서 이러한 방송사와 명확한 카운터파트너가 된다면 그 힘의 균형자 역할을 하게 되고 이를 통해 드라마산업에서의 헤게모니를 주도할 수 있다는 논리가 가능한 것이다.

 

마지막으로 네 번째는 모니모니해도 드라마에 대한 산업적 접근 아니 경제적 접근을 이제 하기 시작한 것이다.

전에 드라마를 찍을 때는 방송국 편성이 가장 당면과제였다. 물론 지금도 그렇다. 다만 이제 찍더라도 돈이 되는 형태가 되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예전처럼 구멍가게식 장사가 아닌 상태에서는 기업이 살수 없다는 절망감이 이번 박신양 희생타를 만든 것이다.

 

이번에 협회가 박신양을 희생타로 지목한 것은 목적과 의도 대비 방법은 좋지 않다.

 

근본적으로 산업의 잘못된 형태를 특정 배우 개인을 지목해서 어떤 효과를 보겠다는 발상이 기업가적인 발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최소한 기업가적 발상으로 이러한 난국을 해결하려면 개인이 아닌 체계적 시스템을 구축해서 말을 해야 한다. 단지, 그게 돈을 많이 받아서, 주연배우의 강점을 악용해서 제작사를 털었다는 식의 접근은 드라마를 기업 혹은 경제적 입장으로 이해하는 첫걸음이 못되기 때문이다.

 

해결책...

 

사실 그것은 간단하다. 협회가 출연에 대한 등급을 정하고 선포하면서 협회소속 제작사끼리 그렇게 한다면 가능한 일이다. 다른 신생에 대해서는 방송사에 요청을 한다면 재정적 어려움이 많은 드라마 국에서 외면할 근거가 없다. 말의 의도는 기업이나 경제적 접근에는 타당한 명분과 룰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정치에만 명분이 중요한 게 아니라 경제에도 명분과 실리가 필요한 것이다.

 

물론, 이런 것을 협회가 모를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아마도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이슈와 논쟁이었을지도 ...어찌하건 협회가 한 배우를 죽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고 맞지도 않는다.

 

박신양 입장에서 생각한다면 이번일은 한마디로 어이없는 일이다.

 

■한국문화전략연구소 문화와 경제 (http://www.culturenomics.kr/)